[kjtimes=김봄내 기자]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위기를 바로 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부회장은 3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2월 메시지에서 "최근 아르헨티나 페소화 폭락으로 촉발된 신흥국 금융 불안은 앞으로 세계 경제를 큰 혼돈에 빠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설상가상으로 원화 강세는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엔저를 무기로 한 일본 경쟁사들의 공세와 중국 기업의 부상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위기의 실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은 이미 전통적인 사이클 사업의 특성이 붕괴되고, 셰일가스, 석탄화학 등 원가 우위의 파괴적 혁신이 현실화되면서 범용 제품의 수익성 악화는 장기화될 것이 확실하다"며 "중국의 기술력 향상 등을 감안할 때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전자소재와 전지 부문도 정보기술(IT)산업의 침체로 성장이 정체되고, 일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박 부회장이 제시한 것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내다보는 '혜안'과 계획을 반드시 성과로 연결하는 '철저한 실행력'이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이번에 나갈 수 있다고 막연하게 기대하는 낙관주의자가 아니라, 언젠간 나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은 가지되 이번에도 못나갈 것을 미리 대비한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다"며 "막연한 긍정만으로는 결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만큼 각 사업부문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할 구체적인 방안들을 찾아 적극 실천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여 경청과 치열한 논의로 조직 내부에 원활히 전파되도록 하고, 고객이 진정 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철저하게 실행하자"고 당부했다.
LG화학은 올해 경영환경이 예상보다 훨씬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이를 사업 계획에 반영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실행할 방침이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술기반의 석유화학 사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소재,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분야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3.4% 증가한 23조9200억원으로 설정하고, 시설투자는 41.3% 증가한 1조9500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