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하나캐피탈의 한성수 대표가 취임한지 2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낙마했다. 이 같은 이례적 행보에 일각에서는 최근 KT ENS 대출사기에 연루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한 전 대표가 하나은행 부장 시절부터 기업금융 심사본부장 등 기업 여신을 총괄했던 시기가 최근 대출사기 혐의로 금감원 및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KT ENS 협력업체들의 대출시기가 일부 겹친다는데 기인한다.
20일 하나금융지주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하나은행 부행장에서 하나캐피탈 대표로 승진한 한성수 대표가 올해 3월초 최순웅 전 하나캐피탈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한 전 대표는 불과 2개월 만에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한 전 대표의 교체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KT ENS 협력업체들의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이 있는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한 전 대표는 하나은행장이 공석이었던 지난 2012년, 은행장 후보군 물망까지 올랐던 전도유망한 인물이라 이번 낙마를 두고 더욱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하나캐피탈 대표이사로 승진되기 전까지 하나은행에서 여신 담당업무 등 심사를 총괄하는 여신심사본부장까지 거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시기가 KT ENS 협력업체들이 허위매출채권 담보를 통해 하나은행에서 대출했던 시기와 겹친다고 보고 있다.
물론 시기만 겹친다고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낙마 의혹에 완전히 힘이 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기업 여신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 부분은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를 통해서도 확인된 내용이다. 한 전 대표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특히 대표이사 취임 후 임기 3개월을 못 채웠다는 점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다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한 전 대표의 낙마에 대한 정확한 교체 사유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또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KT ENS 대출사기로 인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 입힌 점도 낙마에 한 몫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KT ENS 협력업체들의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해 하나은행이 상환 받지 못한 금액은 1624억원에 이르며, 이에 따른 충당금으로 895억원을 쌓아 당기순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860억원 가량 줄어들어 당시 여신담당을 했던 한 전 대표의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외에도 지난 2007부터 2009년까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금융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여신통들이 대거 약진한 사례를 비추어 보면 한 전 대표도 해당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KT ENS 사태와 관련해 아직 금감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며 그에 따른 책임론 낙마설과 선을 그엇다. 또 “한 전 대표의 교체 배경은 확인 결과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