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간 실종됐다가 등산용 가방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은 대학교수인 남편이 내연녀와 공모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4일 이혼 소송 중인 아내 박모(50)씨를 목 졸라 죽인 혐의로 부산 모 대학 교수 강모(53)씨를 구속하고 강씨의 내연녀 최모(50·무직)씨를 수배했다.
강씨는 지난달 2일 밤 11시쯤 부산 해운대구 모 콘도 앞에서 아내 박씨를 만나 자신의 차에 태운 뒤 모 호텔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노끈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내연녀 최씨의 차에 아내 시신을 옮겨 싣고 사하구 을숙도대교 부근 제방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아내를 살해할 당시 내연녀는 호텔 인근에 자신의 차량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며 "내연녀가 그날 밤 11시 16분부터 10분간 강씨에게 전화를 세 번 걸었으나 받지 않은 것으로 미뤄 그 시간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씨는 범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4일 서울의 '카카오톡' 본사를 찾아가 문자메시지 삭제를 요청했다. 범행 전날인 지난달 1일 강씨가 내연녀 최씨에게 시신을 운반할 차량을 확인하고 '맘 단단히 먹으라'는 내용으로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경찰은 삭제된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복원해 증거로 확보했다.
이에 앞서 강씨는 지난 3월 27일 부산 북구의 한 아웃도어 매장에서 등산용 대형 가방을 구입한 뒤 거가대교 등 경남지역을 돌며 시신을 버릴 장소를 물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씨는 지난 23일 경찰 조사에서 "말다툼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내연녀 최씨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출국, 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국내 최고 명문대에서 계산통계학 석사를 딴 뒤 1985년 경남 모 대학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됐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숨진 박씨의 가족은 "강씨는 9년여 전부터 알고 지낸 박씨와 작년 3월 결혼한 후에도 폭행과 여자 관계, 금전 문제 등으로 가정 갈등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참다 못한 박씨는 급기야 결혼 6개월 만에 법원에 협의이혼을 신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