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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語]道上尚史・在韓日本大使館・広報文化院長インタビュー

 

‘안국동 길을 걸으며 생각해보니, 13년 전에도 27년 전에도 내가 이 길을 걷고 있었다.’ 지난 9월 초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에 임명된 미치가미 히사시(53, 道上尚史) 공사의 부임 인사 ‘한국에 돌아왔습니다’의 한 대목이다.
그는 한국과 자신의 인연을 “처음엔 ‘우연’이었다. 지금은 ‘행운’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일본 최고 명문 도쿄대를 졸업하고, 198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한국에 온 게 첫 인연이자 우연. 당시 서울대에서 공부할 때까지 그는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었다. 98년에서 2000년까지 한국 일본대사관 참사관으로 정치부에서 일했고, 중국 베이징에서 공사를 하고 다시 한국에 왔다.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주저없이 “한국은 제일 희망했던 나라”라고 표현했다. 그는 “15년 전, ‘한국 영화는 재미있어요, 가수도 좋고요’라고 말해도 일본사람들은 귀도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과 무관한 사람들이 한국 연예계를 나보다 잘 안다. 말로는 ‘잘 됐다, 다행이다’라고 하지만, 나만의 보석상자가 남들에게 알려진 아쉬움도 없진 않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운니동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2층에서 “아내가 열혈 한류팬”이라고 소개하는 그를 만났다.
 
■ “한국과 일본은 이제 다정한 이웃”
미치가미 히사시 원장에게 서울로 다시 돌아온 소감을 물었다. 그는 “한마디로 거리도 청계천도 변했다”라며 “운니동 문화원 주위도 달라졌지만 일본대사관 주변은 첨단 빌딩 등이 들어서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가 보기에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뭘까. 그는 “매너가 좋아졌다. 호텔이나 지하철에서 줄 설 때 새치기가 사라졌고, 어깨가 부딪쳐도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양보 의식도 달라졌다”고 경탄을 표시했다.

 

 

‘한국과 일본은 역사 문제와 축구 경기에서 매번 세게 맞붙는다’는 말이 있다. 한일 관계는 거대담론이나 역사를 이야기하다 보면 말이 막히고 겉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의 관계 등 ‘좋은 인연’을 발굴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뚫리고 더 가까워진다.
그는 부임인사에서 이렇게 썼다. ‘몇 달만 보면 정치, 몇 년이면 경제, 하지만 50~100년이면 문화다.’ 다시 물었다. 정확히 무슨 뜻이냐고. 그는 “한국에서 일본소설이 많이 팔리고, 일본에서 한류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경제, 비즈니스 분야는 한일이 일체화되어 가고 있어요. 양국 기업이 힘을 합쳐서 세계 곳곳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요”라고 말했다.
지난번 근무 때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로 강연을 하고, 신문 및 잡지에도 자주 기고하는 등 그는 문화를 통한 개인적인 마음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 “한류, 15년 전 예측, 이제야 빛보고 있다”
현재 ‘한류’는 일본에서 전방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겨울연가’의 탤런트 배용준을 비롯해 빅뱅과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 그룹의 K-POP, ‘대장금’ ‘이산’ 같은 드라마 등 각 분야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년 여성에서 출발해 이제는 10대에까지 환호하고 있다.
한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역사적으로 세 번째 한류라고 표현했다. 조선 자기의 아름다움을 알아본 아사카와 다쿠미, 노리타카 형제, 야나기 무네요시 등 1930년대 ‘한류’ 선구자들을 찾아내 ‘미의 나라, 조선’이라는 저서를 펴낸 김정기 전 외국어대 교수는 “백제의 한류가 첫 번째이고, 조선시대의 조선통신사가 있었다. 최근의 한류는 세 번째다”라고 했다. 이런 시각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아하, 그런 측면이 있네요. 15년 전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 영화는 재미있어요, 가수도 좋고요’라고 말했어요. 그때 일본 사람들은 제 말에 귀도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며 “한국 그룹들이나 탤런트들은 그냥 ‘귀엽다, 잘 생겼다’는 일본 스타들에 비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프로’로서 잘 훈련받고 있다. 한류가 이제는 대세 같다”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대장금’. 우선 스토리가 재미있고, 역사를 볼 수 있고, 배우들이 개성이 있어서다. 물론 그의 아내는 열혈한 한류팬이다. 중년 여성들이 한국 남자 스타들에게 빠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없을까. 그는 “한국인이 감정표현에 더 적극적이죠. 애정표현도 그렇고요. 그런데 일본 남자는 매력이 없다는 말이냐고 묻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 문화는 섞이는 것, 교류가 없는 문화는 없다
일본 문화공보원 원장으로서 그는 문화론은 ‘서로 섞이는 것’이었다. 그는 “교류가 없는 문화는 없다. 받아들이면서 독자성을 갖추게 된다. 섞이면서 이뤄지는 게 문화이고 한류(韓流)고 일류(日流)다”라며 “문화 교류는 민간 교류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다수설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비즈니스로 풀어나가면 되지만, 비즈니스가 안 되는 영역이 있다. 가령 가부키나 옛그림, 공예품 등은 학술적인 연구와 함께 정부가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교류의 핵심은 ‘풀뿌리 교류’라고 했다. “하나의 버튼을 누르면 모든 게 잘 되는 것은 없다”며 지방이나 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 실제로 한국과 일본 간에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더라도 점점 다양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한-일 간 자매도시 결연이 체결된 지자체만도 약 135개에 이른다.
그는 한국의 장점에 대해 “국내 개혁이 빠르고, 과감하고, 공격적이다.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한류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변함없이 매력 있는 나라다. 일본은 신중하고 디테일에 강하다. 품질과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중시한다. 하지만 의사 결정에서는 늦는 편”이라며 “한국은 디테일과 계획성 일본에서 배우고, 일본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외 적극성을 한국에게 배워 서로의 장단점이 섞이고, 배워나간다면 양국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시민-청소년-지자체 교류 ‘한일 축제한마당’

25일 열릴 한일축제한마당은 수천명의 한국인과 일본인이 하나가 되는 최대 규모의 한일 교류행사다. 시민, 청소년, 지방자치단체의 교류라는 면에서 미치가미 히사시 원장이 말한 ‘풀뿌리 교류’의 표본이다.
그는 “올해 한일축제한마당에는 지난 3워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인 후쿠시마, 모리오카, 센다이 등 동북부 지방에서 많이 참가해 지난 지진 때 한국의 도움에 감사하면서 힘찬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한-일 양국 각각 11개 단체가 참가한다. 주제도 ‘고마워요 한국! 힘내요 일본!’이다. 이 같은 풀뿌리 교류를 통하여 문화 교류의 활성화에 일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모리오카의 대표적 축제인 산사마쓰리, 센다이 스즈메오도리, 아오모리 네부터 마쓰리, 아키타 간토 마쓰리 등 임팩트가 있고, 규모가 큰 공연을 한다. 한국의 강강술래, 줄타기, 평택농악 등과 함께 보면 더욱 즐거운 한마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문화교류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일본의 모습을 한국에 전하고 싶다”는 미치가미 히사시 원장. 그가 국가의 틀을 넘어 ‘문화와 문화의 만남,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한 인연의 발굴을 통해 한-일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만드는 ‘행운의 사나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랑의 미로’ 등 80년대 유학시절 노래 좋아해
팁 미치가미 히사시 원장의 추억
미치가미 하사시 원장은 80년대에 한국에 처음 왔다. 그래서 한류드라마 ‘대장금’과 함께 80대 한국 유학시절 배웠던 노래 ‘사랑의 미로’(최진희) ‘비내리는 영동교’(주현미) ‘행복한 사람’(조동진) 등을 여전히 기억했다.
1984년 당시 유학시절(연세대, 서울대) 만난 친구들은 이제 신문사 중견간부나 대학교수가 돼 개인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서울대 시절의 에피소드를 잊지 못하고 있다. “감기 때문에 학교를 빠진 적이 있다. 지금은 명문대 교수가 된 친구로부터 걱정이 된다며 전화가 왔다. ‘교수님도 애인과 헤어져 슬퍼서 안 나오는 것이냐라고 말씀하셨다’는 농담도 했다”며 “후에 미국 하버드대에서 1년 동안 연수할 때는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도 가족같이 대해주던 한국의 정다운 친구들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음식으로 매운탕과 갈비를 좋아한다. 김치는 일본에 있을 때도 매일 먹었다. 학교 때 설악산을 등반한 바 있다.


1층은 책, 2층은 전시, 3층은 J POP!
팁-일본문화원 100배 즐기기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은 일본문화 사랑방이다.
미치가미 히사시 일본문화원장은 “사진, 어린이 그림, 패션, 꽃꽂이, 코스프레, 가라오케 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한다. 영화 상영이나 최신 J-POP 등도 만날 수 있다”며 “공보문화원 행사 중에서는 특히 매년 열리는 일본문화소개전이 인기가 좋다. 연초와 3월의 히니마쓰리, 여름에 열린다. 일본 전통인형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관람객 3000명을 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본문화원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뭘까. 우선 1층 일본 정보광장을 설렵하는 것이다. 열람석 63석의 일본 정보 광장(J·I Square:Japan Information Square)에는 2만 7000권의 일본 관련 책을 대출할 수 있다. 40종의 잡지 열람이 가능하다.
2층과 3층 또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2층 실크갤러리(155㎡, 약 47평)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일본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3층 뉴센트리홀(126석)에서는 공연, 강연회,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관련 행사를 개최한다. 유학상담실도 3층에 위치해 있다.
특히 3층 일본음악정보센터는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CD 약 3600장은 플레이어 8대로, DVD 약 650장은 대형 TV모니터로 시청할 수 있다. 잡지 8종를 구비해 전설적인 뮤지션부터 최근까지 J-POP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안국동 4번 출구 앞 위치. 월∼금(휴관일 제외)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 30분 개관이다. <KJtimes=박명기 기자>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