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구본식(58) 희성그룹 부회장이 송사에 휘말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친환경 조명기기업체 오렉스는 희성그룹 계열 희성전자로부터 LCD TV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LCD 백라이트 유리관을 대량 납품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에 따라 같은 해 9월 110억여원을 들여 생산공장을 지었다.
그러나 이후 오렉스는 재무적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 제품 발주 지연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첫발주는 공장 건립 2년 뒤인 2011년 11월에 이뤄졌다. 하지만 발주액이 애초 제안된 규모에 크게 못미쳤다.
결국 오렉스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이듬해인 2012년 2월 부도를 맞았다. 그 사이 희성전자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마저 거절당했다. 이 회사는 설비투자·운영 자금을 포함해 215억원 가량의 투자손실을 봤다.
오렉스 대표 정모씨는 “희성전자는 공장 건립이 추진되던 2009년 3월 유리관 주수입처인 태국업체와 단가 인하 협상에 들어가 2010년 하반기 단가를 50%나 인하시켰다”며 “오렉스와의 파트너십은 수입 단가 인하의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성전자 측이 단가 인하를 통해 취득한 수익이 연간 100억원씩 5년간 총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희성전자 측은 “오렉스에 구체적인 납품물량·금액을 제시한 바 없고 단가 인하는 구매팀의 정기적 업무”라고 반박했다.
정씨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넷째아들인 구 부회장 등 관련자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서울고법 형사21부는 이날 오후 정씨와 고소당한 희성전자 관계자들을 불러 재정신청 사건 심문을 진행했다. 법원이 재정신청 사건에서 당사자를 직접 불러 심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구 부회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재차 확인한 뒤 이달 말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정신청 인용 여부는 이르면 다음 달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