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갈등으로 얼굴을 붉힌 지 두 달 만에 화해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4일 도쿄에서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오카다 간사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방향성을 견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탕 전 국무위원이 일본에 온 것은 지난달 29일. 자신이 중국측 대표로 있는 '신(新)중일 우호 21세기 위원회'의 모임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니가타(新潟)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일본을 찾았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도 돌아가지 않은 탕 전 국무위원은 지난 2일 일본 외무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 정상의 접촉과 왕래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추진됐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간 총리의 회담이 무산되는 등 양국 분위기가 여전히 냉랭하긴 하지만, 13, 14일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간 총리간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을 내비친 것.
4일 센고쿠, 오카다 등 일본 당정 주요 인사를 만난 것은 양국의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 측도 다음 달 중순 오카다 간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10명 정도의 의원단을 중국에 보내 경색된 양국 외교관계 복원을 시도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국이 서로 화해의 눈짓을 보내기 시작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탕 전 국무위원은 1998∼2003년 외교부 부장(장관)을 역임한 데 이어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지냈고, 지난해 8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에 중국측 조문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등 한반도.동아시아 외교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사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