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전자상거래 기업 쿠팡(대표 김범석)에 ‘적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쿠팡맨 내부에서는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로켓배송 물류 증가량을 쿠팡의 자체 배송인력(쿠팡맨)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서 배송 지연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 눈덩이 적자까지 발생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현재 잡음에 휘말려 있다. 쿠팡맨 근무 형태와 인력 이탈 문제와 관련해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로켓배송의 경우 쿠팡맨 이탈과 추가 채용 난항, 1인당 배송물량 증가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들린다.
현재 로켓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쿠팡이 최근 쿠팡맨에 대해 2교대 근무 방식(2웨이브) 도입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돼 있다.
이들은 새벽조와 오후조로 나뉜 회사의 일방적인 2교대 근무제 시행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들의 반발은 거세다. 지난달 1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저녁 있는 삶, 쿠팡맨은 포기해야 하나요’라는 청원 글에 49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한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추진하고 있는 이번 방식에 대해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별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이마트의 ‘쓱배송’ 등 동종 업계도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 등을 선보인 것에 기인한다.
그런가 하면 쿠팡은 외부에서도 악재와 마주하고 있다. 최근 로켓배송 지연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는 게 그것이다. 그럼에도 쿠팡에 로켓배송 지연에 따른 소비자 보상 정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소비자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7월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불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 꼭 필요해서 로켓배송 비용에 맞춰 구매했는데 배송이 지연됐다’나 ‘분유를 주문했는데 로켓배송이 지연돼서 부랴부랴 마트에 가서 구매했다’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켓배송은 1만9800원 이상을 당일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익일 중 배송해주는 서비스”라며 “현재 로켓배송이 가능한 상품은 300만 종이고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 규모는 3000여 명 수준이라 배송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쿠팡이 ‘아슬아슬’한 행보를 하고 원인으로는 적자 규모 급증에도 ‘몸집 불리기’는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꼽히고 있다.
유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조7458억원에 달하며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00억원, 2017년 6388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조6846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손실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탓이다.
문제는 쿠팡이 적자 규모를 줄이기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쿠팡은 지난 5월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물류 사업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지난달에는 특허청에 ‘로켓프레시’, ‘로켓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의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쿠팡의 이런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쿠팡은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고 투자자금으로 확보한 현금 유동성으로 회사가 굴러가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영업적자 배경으로 꼽을 수 있는 물류 인프라 확장과 재고 확대 등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또 다른 일각에서는 쿠팡은 계속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직면한 3중고를 시급히 해결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