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눈 깜짝할 새에 떴다가 금새 사라지는 반짝 스타들이 즐비한 요즘, 한 작품에만 무려 10년 이상 출연하며 작품과 함께 동고동락한 공연계 의리파 배우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온 연극 <라이어>의 배우 권혁준과 뮤지컬 <맘마미아> 속 배우 성기윤이 그 주인공.
여러 작품을 거치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공연계 배우들의 특성상 10년 이상을 한 작품에만 올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행보이다. 하지만 이들은 10년 동안 작품과 함께 배우로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연극 <라이어>와 뮤지컬 <맘마미아>를 각각 국민 연극과 국민 뮤지컬의 위치에 오르게 한 숨은 공신으로 공연계에서 보기 드문 족적을 남겼다. 그리고 최근 권혁준은 배우에서 <라이어> 연출을 맡았으며 성기윤은 <맘마미아> 1000회 개근을 달성해 또 한 번 자신들의 저력을 입증했다.
탄생 13주년 만에 200만 관객 돌파하며 연극 최초 1만5000회 무대로 최장수 공연의 절대 강자로 우뚝 선 국민 연극 <라이어>의 ‘살아있는 화석’인 권혁준은 2003년 3월부터 2012년 현재까지 약 10년동안 연극 <라이어>와 함께 동거동락하며 성장했다. 매 시즌마다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팀을 구성하는 연극계 특성상 그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라이어>와 함께한 10년간 정규 공연 횟수만 무려 2천회. <라이어> 1, 2, 3탄을 오가며 남자가 할 수 있는 14개의 역할 중, 무려 8개의 역할을 경험하기도 했다.
특히 3월 13일부터 오르는 <라이어> 1탄과 3월 16일로 예정된 <라이어> 부산 공연에서는 연출에도 도전한다. 그가 10년간 쌓은 노하우를 연출이라는 새 영역에 녹이고 연출을 통해 연기의 시야을 넓히고 싶기 때문. 연기 인생 20년의 반을 <라이어>와 함께 보낸 그의 인생은 <라이어> 무대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 권혁준과 같지만 다른 연기인생을 걸어온 이가 있다. 바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성기윤. 그는 <맘마미아>에서 로맨티스트 샘 역할과 자유롭고 거칠 것 없는 탐험가이자 여행작가인 빌 역할을 번갈아 맡으며, 천회가 넘는 공연을 이끌었다. 처음 <맘마미아> 작품을 시작할 때는 아버지 역할을 맡으면서도 딸 역할의 배우와 불과 세살 터울밖에 나지 않아 작품에 누가 되는게 아닐까 걱정했었다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자신과 배역의 나이가 같아지며 더욱 완벽하게 작품 속에 동화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담근 와인의 깊은 풍미처럼 10년 동안 작품과 동거동락하며 작품 속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와 열정은 연극 <라이어>와 뮤지컬 <맘마미아>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