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이수그룹(회장 김상범)의 IT‧전자 계열사인 이수페타시스(대표이사 서영준)가 국세청의 전격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이수건설에 이어 또 다른 계열사까지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수그룹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놓이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와 이수그룹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9월 중순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소재 이수페타시스 서울사무소에 요원들을 투입하고 회계자료와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수그룹은 올해 2월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이수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를 받았다. 계열사는 다르지만 중견기업인 이수그룹이 일 년에 두 곳이나 세무당국의 타깃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세무조사는 매우 면밀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국세청의 행보는 특별세무조사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큰 이슈가 없는 한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연속해서 들여다보는 경우가 흔치 않은 것 같다는 시각에 기인한다.
이수페타시스는 통신, 네트워크, 휴대폰 등의 장비에 이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한국 본사와 미국법인, 이수엑사보드 법인, 중국 후난 법인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MLB(초다층 기판)가 5G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최근 증권시장에서는 5G 투자 수혜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 본사와 미국 법인의 주요 고객사는 노키아, 시스코, 구글 등이다.
이수엑사보드 법인는 스마트폰의 디스클레이 패널과 카메라모듈 부품을 공급하며 삼성과 LG를, 중국 후난 법인은 페타시스, 아수스, 콴타(Quanta)를 각각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이수페타시스가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에 이어 내년에 고성장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긍정적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세무조사가 이수페타시스는 물론 이수그룹에도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착수 후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세금 추징은 물론 검찰 고발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무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이수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세무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이수페타시스는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의 법률 고문과 법조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은 홍만표 전 검사장이 옷을 벗고 바로 다음날 기업 사외이사직에 이름을 올리면서 더 잘 알려진 회사다. 당시 한 달 동안 홍 전 지검장에게 지급된 법률자문료는 5000만원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