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지난해 7월 강동구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가 만들어진 이후 추진위와 자원봉사자들이 같은 해 9월부터 거리 모금에 나서 시민 1000여명의 정성이 모여 건립비 5000만원을 모아 지난 8월 14일 소녀상 제막식을 가졌다.
강동구 소녀상은 올해 무더운 여름에 설치돼 추운 겨울을 맞는 동안 강동구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어느 날부터인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시민들에 의해 비가 오면 비옷과 우산이 씌워져 있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추워지면 소녀상 발에 핫팩과 겨울 외투가 입혀져 있어 소녀상 앞을 오가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주에는 누군가가 소녀상 목에 빨간 털목도리를 둘러놓았다. 주말 새 맨발로 서 있는 소녀상 발에 털신을 신겨 놓고 간 시민도 있었다.
소녀상은 실제 강동구에 살고 있는 박세희(17)양의 얼굴을 모델로 제작돼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앉아 있는 기존 소녀상과 달리 곧게 서서 한 발을 내딛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도 특별함을 더 하고 있다. 서 있는 모습은 평화를 향한 적극적인 의지를 상징한다.
소녀상을 제작한 이행균 작가는 “박 양이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는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소녀상의 모델로 선정했다”며 “아울러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에 끌려갔을 당시 평균 나이가 박 양과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도 박 양이 모델로 발탁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소녀상은 왼손에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 할머니 그림인 ‘못다 핀 꽃’을 차용한 꽃가지를 들고 어깨에 나비를 얹고 있다. 과거 상처를 날려 보내고 새 희망으로 미래의 꿈을 펼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이 작가의 설명이다.
왼손에 들린 꽃봉오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못다 핀 꿈, 굳게 다문 입술은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자 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지, 어깨의 나비는 과거의 상처를 날려 보내고 새 희망의 미래세대를 상징한다.
전쟁의 아픔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세워진 소녀상은 일본의 온갖 만행에도 굴하지 않고 싸워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