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의 요금수납원 1500명 집단해고 사태와 정규직 채용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이 도공의 요금수납원 전원 직접고용 방침에 따라 봉합 수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양 측의 분쟁이 표면상으로는 직접고용과 관련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보이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속내가 복잡하다.
도공 측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과 관련해 1심에 계류 중인 2015년 이후 입사한 요금수납원에 대해 직접고용 한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다만 이들에 대해 임시직으로 우선 고용 후 법원 판결에 따라 최종 고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 상황에서는 요금수납원 전원이 직접 고용된 셈이지만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직접고용 대상이 줄어들 여지가 남아 있다.
이렇다 보니 요금수납원 측은 도공이 여론 등을 의식해 2015년 이후 입사자 직접고용이라는 생색만 낸 이른바 ‘시한부 직접고용’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주훈 기획실장은 3일 <kjtimes>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6월부터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사태 해결과 직접고용 쟁취를 요구하며 단식투쟁과 집회 등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1월 31일을 기점으로 도로공사 본사 점거농성 등을 종료한 건 도공이 요금수납원 전원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실리적인 판단이다”며 “일단 해산은 하지만 조건 없는 (요금수납원) 전원 직접고용이라는 기존 요구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초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자(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한 요금수납원)만 직접고용 하겠다는 입장에서 1심 판결 승소자 직접고용으로, 다시 1심판결 승소자에서 1심 계류자 모두 직접고용으로 도공의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과정은 단 한 명의 동료도 배제 없는 직접고용을 위해 기꺼이 투쟁해온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이 만든 소중한 성과이자 결실이었다”고 덧붙였다.
주 실장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가 수두룩하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전원 정규직 직접고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나 여전히 2015년 이후 입사자는 추후 재판결과를 반영한다는 독소조항(패소 시 직접고용 해제)이 남아 있다”면서 “아울러 (도공이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요금수납원 100여명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실장은 또 요금수납원들이 직접 고용됐지만 기존 수납업무와 거리가 먼 업무에 배치돼 다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도공이) 현장지원직(졸음쉼터 및 고속도로 주변 청소 등)이라는 새로운 직군을 신설해 직접 고용한 요금수납원들을 밀어 넣고 있다”고 업무배치의 불공정성을 제기했다.
그는 “법원 판결 때를 기준으로 정한 도공 비교직군(실무원) 수준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새로운 직권(현장지원직)을 만들어 기본급의 15%를 삭감했는데 이는 법원의 판결과 배치되는 급여 집행”이라고 꼬집었다.
주 실장은 끝으로 “도공이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 고용을 시도한 것이나 입금체계와 현장지원직을 신설한 과정 모두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해 왔다”며 “(요금수납원들이) 현장 업무에 복귀하면 도공을 상대로 이 문제들에 대해 해결을 촉구할 것이고 대화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