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코로나19 못 다 한 이야기들④]김동석 동화작가…“오고 가야 할 길이 막혔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원칙이 무너지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위기의 시대가 됐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용기가 필요하다”

동화작가 김동석

 

[KJtimes]“엄마, 학원에 가도 될까?”


학원에서 오는 문자를 보여주며 집에만 있던 딸이 학원에 가야 하는지 엄마에게 물었다.


아직은 안 돼.”


엄마는 학원에 가는 것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된 생활을 하는 게 지금은 중요하다고 했다.


학교는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되긴.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을 거야.”


엄마는 집에서 뒹굴면서 소곤거리는 딸을 걱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이렇게 격리된 생활을 하니까 엄마랑 수다도 떨고 좋다.”


딸은 그동안 엄마랑 이야기할 시간도 없이 지냈다.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가기 바빴고 집에 돌아와 밥을 먹고 학원에 가고 돌아오면 잠자기 바빴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립된 삶과 격리된 생활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새로운 환경과 생활을 선물했다.


가족이 있으니 두려움과 공포가 덜하지?”


엄마는 뉴스를 볼 때마다 딸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엄마랑 아빠가 없는 학생들은 어떻게 지낼까?”


딸은 부모가 없는 학교 친구가 걱정되었다.


국가와 사회가 잘 돌봐주겠지.”


엄마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코로라19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분열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자국의 국민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국경을 폐쇄했고 도시와 도시, 개인과 사회도 소통할 수 있는 문이 굳게 닫혔다.


분열은 공유해야 할 지식과 정보의 길을 막고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 모든 문제를 협력해서 풀어야 할 것들은 협력하지 않고 해결점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인류의 문제를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더 큰 재앙을 맞이할 것이고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전염병이 인류에 발현할 것이다.


코로나19 전염병 유행은 지금까지 인류를 움직였던 원칙이 무너지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위기의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전쟁이나 테러가 인류의 발전을 막고 위기에 처하게 했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더 심각한 공포의 상황을 만들었다.


어떻게 살아갈까?”


많은 사람이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심리적으로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이번 전염병 유행으로 직장을 잃고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 식당이 문을 닫고 학원도 문을 닫았다. 거리의 상점가도 굳게 문이 닫혔다.


국가는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지만 그때까지 살아남을지 의문이었다. 외국에서도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서 긴 줄을 섰다는 뉴스 보도가 줄을 이었다.


전파력이 강한 코로라19 바이러스는 자유로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많은 사람에게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했다.


휴업, 불황, 무급휴가 등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말들이 뉴스를 통해 들려왔다. 월급이 깎이고 일자리가 사라졌다. 부럽기만 했던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해고라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학교 교육은 온라인 강의로 바뀌었다. 하지만 온라인 서버에 접속하기 힘들었고 언제 오프라인교육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엄마, 물을 이렇게 많이 사는 이유가 뭐야?”


딸은 창고에 가득한 물을 보고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베란다마다 몇 박스의 물이 쌓여있었다.


언젠가는 다 필요할 물이야.”


딸은 이번 코로나19 전염병 유행이 오자 슈퍼마켓에서 사재기하는 뉴스를 보고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위기가 오면 사용할 물이었구나!”


매일매일 백화점에 놀러가는 엄마가 이렇게 위기에 대비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할 정도였다.


역시 우리 엄마야!”


딸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를 뒤에서 꼭 껴안았다.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강의는 부족했다. 이번처럼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로운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갑자기 재앙이 온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이런 물음을 들은 아빠로서 딸에게 언제 올지 모를 인류의 재앙이나 위기를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간의 분열을 막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아서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알려줘야 했다.


분열, 신뢰, 공유, 감염, 재앙, 바이러스, 고립, 격리, 국수주의, 포퓰리즘.”


뉴스에서 새롭게 들은 낱말을 하나하나 적어봤다. 몇 달 동안 인류에 찾아온 코로나19 전염병 바이러스는 인간을 분열시키는 역할에 충실했다. 수많은 감염자를 생성했고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인류는 공포에 떨었다. 이웃과 소통하지 못하게 했고 내 안의 문을 굳게 닫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모른 채 우리는 더욱 단단히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그리고 이웃이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야유를 하고 흉을 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옳은 일이 아니야.”


주변에서 말하는 것들에 대해서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과 남을 탓해서는 안 되는 일임에도 남을 탓하거나 이웃을 욕하고 있었다. 국수주의나 포퓰리즘에 빠져 더욱 고립된 삶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누가 누구를 욕할 수 있어? 지금은 모두가 협력해서 인류에 닥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걱정이었다. 파리에서 공부하는 사촌 언니도 한국에 들어왔다. 자국의 국민이 우선인 지금의 의료시스템에서 외국인들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다시 충돌하는 것 같았다. 단지 동양에서 발현한 바이러스라는 이유로 동양인을 학대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생을 좌우할만한 순간의 시간이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래서 인류와 인간은 큰 결단을 해야 한다. 그동안 일정한 속도와 방향을 가지고 기계처럼 움직이던 시간과 세상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할 일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고립과 격리로부터 하루 빨리 해방되는 일에 몰두하는 게 중요하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롭게 다가온 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예리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예리하고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전체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류를 위하고 미래의 주인공들을 위해 지금 경험하는 것을 잘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

 

[약력 : 김동석]

 

-동화작가



-<달콤한 꿈을 선물하는 동화> 1~3권 외 다수.



-<나무가 되고 싶었던 소녀? 모닝선데이 연재 중.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