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에 몰리는 모습이다.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표면상으로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귀결되는 모양새지만 복병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까닭이다.
15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이 5.82%에 불과하다. 향후 델타항공의 이탈이나 산업은행의 지분매각 시 이들의 지분을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면 언제든 경영권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의 경우 ▲조원태 회장 5.82% ▲조현민 한진 부사장 5.78% ▲이명희 4.74% ▲델타항공 13.31% ▲산업은행 10.66% ▲반도 17.15% ▲KCGI 17.5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5,43% 의 지분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친 조원태 진영은 조원태와 조현민, 이명희, 델타항공, 산업은행 등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반도(권홍사 회장)가 델타항공이나 산업은행 이탈 시 시장에 나올 지분과 KCGI 지분까지 흡수해서 단일 최대주주이자 절대 주주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꾸준히 고수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친 조원태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는 곳 중 위험한 것은 델타항공”이라며, “델타항공의 경우 투자를 하고도 아직까지 배당 한 푼도 받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조 회장을 감싸고 있는 주변 여건이다. 자칫 이러한 여건들이 촉매제가 될 경우 ‘제2 형제의 난’이 발발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연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KCGI는 지난 3월 26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패배를 재확인 했다. 이후 4월 1일자로 3자연합은 ‘특별관계자제외(한진칼 지 공동보유 약정 해지)’ 공시를 내면서 공식 해체했고, KCGI 핵심 축을 이뤘던 김남규, 신민석 두 사람은 이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강성부 KCGI 대표는 KCGI 보유 한진칼 지분 매각 블록 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 대표는 홍콩계 ONESTAR 등 해외펀드들에 7만원 수준에서 보유 지분 17.54%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ONESTAR는 가격 할인을 요구하면서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한 투자전문가는 “ONESTAR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며 “ONESTAR에서는 주당 6만5000원을 제시하면서 줄다리기를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민석 전 부사장은 KCGI 투자약정이 3년+2년 총 5년인데 올해 1차 3년 만기 도래하는 투자자 중 이탈자들을 규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강성부 대표를 못 믿는다고 하는 다수의 투자자가 +2년 불허할 예정이고, 이미 투자된 자금에 대한 정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KCGI 투자를 성공으로 마무리해야 이를 근거로 신규 자산운용사 투자자 모집할 수 있는 강 대표는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두고 있는 반도의 행보도 조 회장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 따르면 김 전 부사장은 반도 보유 한진칼 지분 관리 및 한진칼 공격을 위한 전략과 함께 조현아 전 부사장을 관리하고 조현민 부사장을 접촉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특히 조 전 부사장관 매우 친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부사장은 신 전 부사장과 협력해 반도그룹 자금 운용 및 KCGI에서 이탈하는 투자자 유치와 신규 투자자 확보를 추진하는 업무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반도는 현재 친 조원태 세력 분열책을 추진 중으로 조 회장의 자질 부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리지 가짜 졸업과 인하대 편입자격 시비 등 학력 위조와 국산소형차 운전자 시비 등 인성문제가 대표적인 실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울러 조현아 전 부사장과 김남규 고문을 통해 조 회장이 결코 주력 계열사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조현민 부사장의 현실 자각을 유도하며 설득 중”이라면서, “조원태 체제는 경영자질과 지분확보를 위한 자금력 문제 등 결국 허물어질 것”라고 부연했다.
그런가 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행보도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어두운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조 회장과 척을 졌고 3자연합이 해체됐으며 강 대표는 투자지분 정리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급여와 배당금, 기타소득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의 입장에서는 반도와 협력하고 조현민 부사장을 설득해 기필코 조원태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 유일한 활로인 셈이다.
한진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원래 면세점과 기내식, 소모품, 용역 등 납품업체 상납 규모가 상당하다”면서 “3자연합의 경영권 확보가 무산되면서 상납업체 전부 외면하는 분위기”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그의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만일 조 회장이 이 부분을 공략할 경우 조 부사장 자신도 참지 않겠다는 각오를 비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이에 따라 한진그룹 내부 일부에서는 진흙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