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신현희 기자] 요즘 유튜브와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는 '난방비를 아끼는 꿀팁'이다. 가습기로 열효율 높이기, 문풍지나 커튼 활용해 외풍 막기 등 소위 '각자도생'이다.
특히 2월 난방비 고지서를 받은 사람들의 한숨은 더욱 깊다. 1월 난방비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더 오른 난방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시국도 버텼는데 가스비 때문에 결국 문 닫을 지경"이라고 했다.
◆ 언제까지, 얼마나 더 오를 것인가
걱정되는 건 얼마나 더 오르냐다. 지난 1월 29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쌓인 주택용(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 9조원을 올해 전액 회수하려면 4월부터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39원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 1월 1일 서울시 주택용 가스 소매요금(MJ당 19.69원)을 기준으로 하면 58.69원까지 198.1% 끌어올려야 미수금을 털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할 때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연초(MJ당 14.2원) 대비 5.49원(38.7%) 상승했다. 가스공사의 주장대로(MJ당 58.69원) 가스요금이 오른다면 1년 3개월 만에 313.3% 치솟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가스사용량은 2000MJ(월평균 요금 3만9380원)인데, MJ당 58.69원이 되면 월평균 요금은 11만7380원으로 껑충 뛴다. 한국가스공사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와 요금 인상 협의를 할 예정이다.
◆ 난방비 폭탄, 정치권 싸움으로 번져
국민의 가장 불편한 곳을 건드린 '난방비 인상 문제'는 정치권 싸움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난방비 급등'과 관련,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이 2023년 혹한의 대한민국 난방비 대란을 초래했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생산 단가가 싼 원전 가동을 틀어막고 발전 단가가 원전의 6배 이상인 풍력, 태양광 발전에 돈을 쓸어넣고 난방비 대란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덮어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 비대위원장은 "국제 가스 가격이 폭등하자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요금 인상을 요청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8차례나 묵살하고 2021년 6월에는 요금을 2.9% 내리기까지 했다.
문재인 정부가 가스비 인상을 처음 승인한 것은 윤석열 정부 탄생이 결정된 직후인 2022년 4월이었다"라며 "에너지 정책 실패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덤터기로 넘겨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질세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난방비 폭탄뿐 아니라 공공요금이 천정부지 인상되고 있다"라며 "재정 여력이 기초정부보다 훨씬 더 클 광역·중앙정부에서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공감한다면 즉시 충분한 난방비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난방비, 59만2000원 지원
정부가 1일 '난방비 폭탄'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부담을 추가로 덜어주기 위해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올겨울 난방비로 59만20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발표한 지원책에 따르면, 전체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 가운데 에너지바우처 미수급자가 많고, 차상위 계층에 대한 난방비지원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차상위 계층은 기초생활수급자보다는 형편이 조금 나은 윗단계 계층으로, 기준 중위소득 50%(2023년 4인 가구 기준 270만482원) 이하인 가구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26일 취약 계층에 대한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과 가스요금 할인 폭을 기존의 2배로 확대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에너지바우처 지원 관련,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기초생활수급가구 및 노인질환자 등 취약계층 117만6000가구에 대해 올겨울 한시적으로 지원금액을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두배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경기도 파주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 전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 에너지 생활 안정지원금을 20만원씩 지급할 계획으로 총 444억원 규모의 추가예산을 편성했다. 지원금은 다음 달 말부터 지역화폐인 파주페이로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