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주택 1139채 보유한 임대업자 김모씨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빌라왕'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다. 한 명이 1000채 넘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40대 초반인 그가 모텔에서 급작스럽게 숨졌다는 것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수백 명에 달하는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현실은 비단 남의 일 만은 아닐 수도 있다.죽은 빌라왕 김모씨의 사건이 불거지자, 수도권에서만 빌라를 1000채 정도 가진 사람만 4명, 300채 이상은 16명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는 추후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급증시켰다.이에 지금도 깊은 한숨으로 잠 못 이룰 빌라왕 세입자들과 앞으로도 있을지 모를 제2, 제3의 빌라왕 피해자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전세사기 수법부터 정부대책에 이르기까지 <KJTimes>가 꼼꼼하게 짚어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KJtimes=신현희 기자]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빌라왕들에 이어 올해 오피스텔왕도 나올 것이라고 해 전세살이의 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는 없는 일. 과연 안전하게 주택이나 빌라를 구할 수는 없을까.
◆ 부동산 거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널 수밖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널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에 조언에 따르면 가격이 너무 저렴한 임대주택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 임대인의 사정, 우선순위 등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저렴한 것보다는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최우선이다.
또한 요즘은 전세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진 역전세난도 많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에 '앞서간다' 싶을 정도로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주택의 적정 전세가,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설정 여부, 임대인의 세금완납증명서 등을 확인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은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등기부등본이 복잡하고 지저분한 매물은 계약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 보증보험 가입, 확정일자 등 기본에 충실해야
현재 빌라왕들의 피해자 중 대다수는 20~30대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주택 계약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사기꾼들의 타깃이 됐다. 막연히 함께 한 공인중개사들의 말만 믿고 계약한 경우도 있는데, 사실상 이들도 한패거리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계약할 땐 반드시 주택 거래를 해봤거나 이해도가 높은 사람과 지인과 동행하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신뢰도 없는 부동산 앱으로 거래를 하거나 앱을 통해서 만나는 것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보증보험 가입이다. 계약서 특약 사항에 임대인의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명시해야 하고, 미가입이 의심되는 경우 임차인이 직접 가입해야 한다.
현행법상 등록 주택임대사업자는 의무적으로 보증보험을 가입하고, 임대인이 75%, 임차인이 25%의 보증보험료를 납부하게 되어 있다.
또한 계약하고 난 뒤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야 임차인이 보증금에 대한 법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우선변제권을 갖출 수 있다.
만약 전세를 살고 있는데 임대인이 바뀌었다면 빨리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만기 전이어도 임대인이 변경됐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례가 있는 만큼 이의제기를 해야 빌라왕 같은 사고가 생기더라도 건축주에게 소송을 거는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9일부터 전세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신축빌라가 밀집한 지역의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현장 지도와 점검을 진행, 불법행위가 밝혀지면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