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최근 MZ세대, 젊은 층의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젊어진 당뇨병 환자들. 의학계에서는 발병 원인에 대해 "코로나19가 불러온 도미노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신체활동이 줄어든데다, 배달음식 등 섭취량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의 당뇨병 위험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의 모 내분비내과 관계자는 "비만은 인슐린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외국인보다 췌장 기능이 떨어져서, 탄수화물과 단순당이 많은 음식을 과다섭취하고 운동은 안 하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조언했다.
유전적인 원인에 코로나19라는 시대적 흐름이 겹치면서 젊은 층, 어린 아이들의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무서운 2형 당뇨명의 실체 "활동량을 인위적으로 늘리자"
2형 당뇨병의 경우, 20대 젊은이는 물론이고 청소년들도 조심해야 한다. 의학계가 이들의 당뇨병 증가를 위중한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건국대병원·순천향대병원·일산병원·숭실대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6년 30세 미만 자료를 분석한 결과, 30세 미만 전 연령에서 2형 당뇨병 발병률이 4.43배로 늘었다. 10대 2006년부터, 20세 이상은 2012년부터 그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10대 때 발병한 당뇨병이 성인이 돼서까지 계속 이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아청소년 시기의 2형 당뇨병 발생 주요 원인에 대해 '비만'이라고 입을 모은다. 용인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2009~2018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소아청소년 6327명을 분석했더니, 10년 사이에 비만 위험 두 배로 늘었다. 그 결과 전 당뇨 발병률이 두 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률은 1.5배 증가했다.
국제당뇨병연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2020~2022년 상반기) 전체 당뇨병 환자 수가 18%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에 집계된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는 4억6300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이보다 16% 증가해 5억3700만 명이 당뇨병 환자라는 것이다.
연맹은 코로나19 기간과 현재 시점에서 당뇨 환자가 증가한 이유로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과 '앉아있는 일'이 늘어난 것을 들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신체 활동량이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많다. 지난해 연세대 국민건강증진연구소가 20~65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건강 행동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체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남성 35.9%, 여성 29.1%뿐이었다. 신체 활동을 중단한 사람은 남성 48.7%, 여성 47.0%로 남녀 모두 신체 활동을 중단한 사람이 더 많았다.
◆ "몸을 움직여야 한다?" 신체활동량 늘여 비만 및 당뇨 예방해야
전문가들은 "신체 활동량이 줄면 당뇨 환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며 "당뇨 환자에게 운동은 혈당을 낮추기 위한 필수 요소이며, 운동뿐 아니라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전신 혈류가 개선되고, 포도당이 소모되면서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집 안에 있더라도 제자리걷기 등 틈틈이 움직여 만 보 걷기를 실천해야 한다"며 "재택근무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도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한 전문의는 "젊은 당뇨병의 주된 원인인 비만인데, 합병증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젊은 당뇨병의 경우,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더 높다"며 "혈당 관리가 쉽지 않고, 오랜 기간 고혈당에 노출돼 합병증이 발생 확률이 높은데, 20대에 당뇨병에 걸려 40대에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회적 활동이 한창 왕성한 시기에 시력 저하, 투석, 당뇨발 절단 등을 겪으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수 있다"며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합병증 발생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문제다. 2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주요 장기의 합병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당뇨협연합 한 관계자는 "20~30대에는 당뇨병이 안 생긴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젊어도 당뇨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평소 건강을 관리해야 하고, 이미 과체중이나 (부분적으로라도)비만인 상태라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탄수화물 섭취 비중을 줄이고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뇨협회 관계자는 "주 3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당뇨병 예방에 가장 좋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이거나, 현재 술·담배를 하거나, 생활이 불규칙하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만인가요? "코로나 핑계는 이제 그만"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야 한다"면서 "모든 질병의 근본이 되는 '비만'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들이 코로나19 틈을 타서 사람들의 병력을 채우고 있는데 코로나19가 가져온 피해에 대해 이제는 핑계보다는 극복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국제당뇨연맹(IDF) 한 관계자는 "마음속에서 온갖 이유를 만들어 낼 지금 당신의 순간에 바로 일어나 걸어야 한다"며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지 않고 신체 활동을 증가시키고 긍정의 마인드로 활력적인 생활로 바꿔나간다면 젊은 세대인만큼 비만을 조기에 극복하고 당뇨 치료에 적극적인 청신호를 느껴볼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