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쌍용C&E 등 시멘트 업계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등 사업장 환경관리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환경부는 민관포럼 정기회의를 처음 개최했지만, 대부분 시멘트 업계를 대변하는 위원들로 구성돼 '시멘트 업계 봐주기 행태'라며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환경부는 시멘트 소성로 및 시멘트 제품의 유해성을 제대로 살펴보고 싶다면 '보여주기식 요식 행위'를 중단하고 민관포럼 위원부터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31일 '시멘트 환경관리를 위한 민관포럼' 첫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시멘트 유해성 기준마련을 위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쌍용C&E 등 시멘트 업계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등 사업장 환경관리 문제가 불거지자 환경부가 부랴부랴 추진한 것이다.
민관포럼은 시멘트 소성로 투입 물질과 시멘트 제품 자체의 유해성 물질 생성 원인을 규명하고, 국민과 환경에 대한 위해성을 평가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민관포럼이 시멘트 소성로 및 제품 등의 유해성 제대로 따져볼 수 있을지 시작부터 의문"이라며 "민관포럼 위원을 살펴보면 12명 중 시멘트 업계에 우호적인 정부 측 위원이 5명, 환경공학·건축공학 전문가 5명, 사실상 환경부 지원을 받는 시민단체 1인, 그리고 직접 당사자인 시멘트협회 1인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환경과 인체 유해성을 밝힐 보건환경·안전전문가는 찾아볼 수 없다"며 "시멘트 소성로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 강화와 시멘트 등급제·성분표시를 촉구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를 비롯한 환경단체들도 모두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당연히 들어가야 할 시멘트 공장의 유해물질 배출로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주민과 지역단체도 없다"며 "지난 1월 31일, 1차 민관포럼에서 폐기물 소각분야 위원 1인이 추가 위촉된 정도"라고 덧붙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환경부가 15년 전부터 시멘트 업계 봐주기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일이 반복돼 왔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환경부의 '시멘트 포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15년 전인 2009년에도 시멘트 유해성 논란이 일자 ‘시멘트와 환경’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부터는 '시멘트 산업분야 자원순환촉진 포럼'을 운영하기도 했다"며 "모두 시멘트 소성로의 환경·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자원순환이라는 명목으로 시멘트 업계를 대변하는데 그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당시에는 각계 전문가, 지자체, 지역환경단체 등이 포함돼 구색은 갖췄었다"며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시멘트 업계를 대변하기 위한 포럼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 "환경부는 시멘트 소성로 및 제품의 유해성을 제거할 의지가 있다면 민관포럼 위원부터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환경오염의 주범인 시멘트 소성로의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강화하고, 시멘트 제품의 중금속 성분을 제거하는데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