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초기품질 2004년으로 퇴보 ‘빨간불’

수입차는 신차 출시 전 품질관리

[kjtimes=견재수 기자] 국산차의 초기품질 수준이 2004년으로 퇴보했다. 최근 2~3년 사이 출시된 신차들의 품질 부실이 그 이유다.

 

이에 반해 수입차는 지난 10년간 국산차 평균 보다 우수했으며, 최근 4년간은 국산차 품질1위 업체도 앞서왔다. 신차 출시 전 품질관리가 강화되지 않으면 수입차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2007년~2011년까지 5년간 한국시장에서의 초기품질(TGW-i: Things Gone Wrong-initial) 조사 결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기존모델이 전체변경을 통해 신차로 바뀌면 문제점의 수가 1.6배로 증가하고, 완전신차로 바뀌면 2.1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의 자료를 보면 수입차 평균은 국산차의 산업평균을 크게 앞섰다. 2008년 이후에는 4년 연속 국산 1위 회사보다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수입차가 2000년대 초반의 열세를 벗어나 우위에 있게 된 큰 이유는 근래 국산차의 문제점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는 신차 때문일 수 있다.

 

2010년와 2011년도 2년간의 초기품질 문제점 수의 산업평균은 194건이다. 부분변경 또는 기존모델은 전년도 평균 190건에서 해당년도 평균 169건으로 감소했다. 즉 연평균 11%의 품질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질개선은 계속 이루어져 단종 할 때는 평균 136건으로 까지 줄어든다.

 

 

 

기존모델을 대체한 전체변경 모델은 첫 초기품질 문제점 수가 평균 223건으로 문제점의 수가 무려 64% 증가했다. 전체변경을 통해 문제점을 고치거나 개선하기 보다는 오히려 훨씬 많은 문제를 더했음을 알 수 있다.

 

완전신차의 경우는 평균 290건으로 단종모델의 213%에 달했으며, 전체변경 모델보다도 67건(30%)이 더 많았다. 이 결과는 ‘신차일수록 초기품질 문제점이 많고,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개선된다’는 자동차업계의 상식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림은 2009년-2010년, 2010년-2011년에 조사된 전체 모델을 ‘완전신차(All New Model;ANM)’와 ‘전체변경(Full Model Change;FMC) 모델’, ‘기존모델’, ‘단종(대체)모델’로 분류하고 그 초기품질 문제점수를 비교했다.

 

또 초기품질 문제점 수를 산업평균, 최우수 회사(BIC;Best In Class) 평균, 수입차 평균으로 나누어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점수는 ‘100대당 문제점 수(PPH, Problems Per Hundred Vehicles, 이하에서는 ‘건’으로 기술)’로 표시되며, 숫자가 작을수록 좋다.

 

신차가 몇 년간 품질개선을 계속해 온 기존모델 보다 문제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문제는 지나치게 고장-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출시 이후 1년에 품질개선을 평균 11% 밖에 못하면서 완전신차는 113%, 전체변경은 64%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시작한다면 품질향상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J.D. Power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들의 초기품질조사를 분석한 결과 완전신차와 전체변경 신차는 기존모델에 비해 평균 10% 정도 초기품질 문제점이 증가했다. 이에 비하면 국내에 출시되는 완전신차 113%, 전체변경 64%의 문제점 증가는 제조사들이 신차의 초기품질 관리를 거의 하지 않는 수준이라 말해도 과하지 않다.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초기품질의 개선에 목을 매고 있다. 초기품질이 모든 품질지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초기품질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내구품질도 좋지 않고, 서비스도 나빠지고, 고객만족도도 낮고, 기업이미지도 나빠지기 때문이다.

 

이미 국산차(또는 국산차 브랜드)가 수입차/브랜드에 비해 제품, 서비스, 이미지 등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열세임은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참고: 자동차리포트 12-38 “국산차와 수입차 10대 품질 문제”, 12-29 “다음에 사도 수입차 산다! 82%”) 이 모든 것의 가장 큰 원인이 초기품질임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국산차의 초기품질 후퇴는 국내시장에서 수입차와의 경쟁을 더욱 힘겹게 만들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초기품질 문제점들을 꼼꼼히 잡아내기 전에 먼저 국내시장에 출시해 놓고,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을 통해 문제점을 검증한다는 원성이 만만치 않다. 그 후 품질개선을 도모하고 자신감이 붙으면 수출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품질관리 전략은 지금까지 효과적이었다. 수출을 위해서는 그렇다. 국내에서는 평균 198건이지만 미국에서는 107건으로 국내소비자가 1.9배 더 많은 문제점을 경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경쟁구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국산차들 간 경쟁 이상으로 국산-수입차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초기품질 측면에서는 유럽과 일본 원산지에서 품질이 검증되고 보완된 수입차들과 서둘러 출시된 국산 신차들이 시장에서 직접 부딪치게 되어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어느 편이 우세할지 자명하다.

 

국산차 제조사들은 지금까지의 초기품질 관리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이대로는 수입차와의 품질 경쟁에서 더욱 심각하게 밀리게 될 것이며, 이는 자초한 것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미 적지 않은 수의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차 제조사들의 초기품질 관리 관행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베타테스터 역할을 하며,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점점 많은 사람들이 검증되고 개선된 수입차를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