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비상장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경영승계(?)

비상장계열사 지분 양도와 합병->일감몰아주기->지주사명 변경->임종윤호 출항

[kjtimes=견재수 기자] 최근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2~3세 경영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 빅3 가운데 하나인 한미약품도 2세 경영체제 전환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국내 기업에서 보기 드물게 일찍부터 전문 경영인체제를 도입한 몇 안 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실질적 오너인 임성기 회장 다음으로 민경윤 부회장이 약 40년 동안 그룹 전반을 이끌어왔다.

 

민 부회장은 1975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상무‧전무이사를 거쳐 2000년 사장으로 승진, 이후 부회장까지 오르며 무려 38년의 세월을 한미약품과 함께한 인물이다. 그런 임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총을 끝으로 실질적인 경영에서 물러났다.

 

민 부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재계 전반에서는 오너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사장이 민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움으로서 임 사장 중심의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가시적인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임종윤 사장 중심의 2세 경영체제 전환 움직임은 이미 수년전부터 조금씩 진행돼 오다 올해 3월 주총을 계기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견해다. 임 사장은 2000년 한미약품 과장으로 입사한 후 기획실장, 부사장, 사장을 거치는 동안 그룹 내 요직에서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러한 견해의 근거로 모회사 한미약품이 그룹 내 비상장계열사 주식을 다른 계열법인으로 양도해 직접지배에서 간접지배로 전환한 점과 계열사 간 합병으로 재무 상태를 안정시켜 지배구조를 단순화 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질적으로 2008년 9월 한미약품이 보유하던 비상장계열사 주식을 한미에프티로 양도해 직접지배에서 간접지배로 전환한 점과 2008년 12월 자본잠식상태 계열법인 간 합병을 통해 재무 상태를 안정시켜 지배구조를 단순화 시켰다고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당시 한미메디케어는 한미에프티를 흡수‧합병해 2008년 140억원이던 매출을 2년 만에 630억원대로 극대화 시킨 시너지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재무건전성과 지배권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결실도 맺었다.

 

안정돼 가는 합병법인의 주식은 2009년 11월 2세가 90% 이상 지배하는 비상장계열법인(한미아이티)에 양도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시점이 계열법인간의 자본거래를 통해 비상장 계열사의 지배권이 재벌 2세에게 사실상 이전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배권이 확대된 이 시점에서 모기업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주회사인 한미홀딩스와 일부 계열사들 간 거래비율을 들여다보면, 한미아이티가 82%(123억원), 한미메디케어가 41%(214억원)규모로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미아이티는 관련 업계에서는 임 사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질 정도로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있으며, 홀딩스로부터 82%라는 압도적 수준의 일감을 수혜했다. 지주사인 한미홀딩스는 올해 3월 ‘한미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재계 관계자는 “규모가 커진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 또는 우회상장 시켜 지배주주의 주식가치를 올리고 여기서 발생한 시세차익금을 재투자해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임종윤 사장 등 그룹 2세가 90%이상 지배하고 있는 한미아이티에 일감몰아주기와 업종다각화 등 그룹차원의 지원을 통해 최종적으로 상장을 추진, 2세 경영체제의 안착과 지배주주의 주식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근거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이러한 재계의 반응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단순히 2세 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없는 제약 업계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또 최근 제약업계 전반에 걸친 경영체제 전환 분위기에만 편승하다보면 업계 특성에 대해 간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약업계 대부분이 업계 특수성 때문에 제조부터 전 공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제약사별로 잘 만드는 분야가 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그 공정을 잘 알고 있는 한미약품의 기술이 필요했고 그 과정을 일사분란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계열사를 우리스스로 만드는 것이 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제조과정 일부를 계열사를 통해 위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미약품이 한해 R&D에만 매출의 15%를 투자한다. 다른 제약기업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많은 비용을 다시 R&D로 투자하는지 잘 알 것이다.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며 “외부에서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볼 수 있겠지만 제약 업계의 특성상 그렇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