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日 전자기업 샤프의 본사와 주력공장이 담보물로 전략했다. 주거래은행들마저 담보물 없이 돈을 빌려주기 힘들 정도로 샤프의 극심한 자금난을 반영한 것이다.
6일자 도쿄발 로이터 통신은 샤프 본사와 일본 내 영업 거점(생산공장)과 사업장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주거래은행인 미즈호 코퍼 레이트 은행과 미쓰비시 도쿄UFJ 은행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샤프의 주거래 은행이 근저당으로 설정한 규모는 총 1500억엔에 이른다.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업인 샤프가 자사의 심장부인 본사와 주력공장을 담보로 돈을 빌리게 되는 수난을 겪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지금까지 샤채와 기업어음(CP)를 발행해 직접 자금을 조달해 왔었다.
특히 금융권의 융자를 받을 때에도 샤프라는 회사명 자체가 신용일 정도로 별다른 담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3천750억엔(5조4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 알려지면서 급격한 신용추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재 샤프의 채무는 1조2천500억엔(18조원)으로 기업어음 잔액만 6월 기준 3600억엔(5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상환기일이 이달 말로 임박한 상태다. 샤프의 신용하나만으로 돈을 빌려줬던 주거래 은행들도 결국 이러한 상황에 난색을 표하며 담보라는 확실한 인질(?)없이 추가 융자에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번 담보물로 제공된 대상은 오사카 아베노에 있는 본사 빌딩을 비롯해 액정패널을 제조하는 사카이 공장과 카메야마 공장, AV기기 조립 널말뚝 공장과 야마토 코리야마 공장, 태양 전지의 카츠라기 공장, 백색 가전의 야오 공장, 휴대전화 히가시 히로시마 공장, 전자 장치의 후쿠야마 공장과 미하라 공장 등 일본 내 제조의 핵심 거점의 토지와 건물들이다.
이 밖에 영업 거점의 집약화를 추진 중인 도쿄 지구 치바현의 마쿠하리 빌딩도 포함돼 있으며 이치가야 빌딩은 매각 계획을 위해 담보로 차입하지 않은 토지의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 위치한 영업소에 대해서도 자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토지나 건물의 경우는 거의 모두 담보로 차입했다고 보면 된다.
샤프의 주거래은행 관계자는 “샤프는 더 이상의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없는 만큼 향후 유동성이 필요할 시 오로지 흑자 경영을 통한 해결책 밖에 없다”며 “때문에 근본적인 회생 가능 대책을 제시할 시점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담보제공 보도가 나가기 하루 전인 5일에는 미국의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일본 법인 무디스 재팬이 “샤프의 단기 채무 등급을 투자 적격 수준인 prime3에서 투기 수준인 not prime으로 인하 한다”고 발표했다.
샤프는 그동안 일본을 넘어 글로벌 전자 시장을 호령했던 장밋빛 과거를 뒤로하고 점점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샤프의 회생 방향이 어떻게 흐를지 일본 뿐만 아니라 샤프의 향수를 갖고 있는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