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세계 에너지 빈곤 퇴치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역사적 자리였다. 에너지 빈국 대한민국의 미래와 지구촌 최대 과제인 저탄소녹색성장과 그린에너지의 예상 진로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7일과 18일(공식일정),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12 월드그린에너지포럼(WGEF)’에서는 원자력, 태양광, LED, 에너지저장, 연료전지, 스마트그리드, 풍력 등 7개 세션에 걸쳐 정부, 학계, 기업, 기술 등 30여개국 3000여명이 참여해 지구의 미래성장동력인 그린에너지 글로벌화 전략을 수립한 국제적 포럼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월드그린에너지포럼은 제프리 삭스 UN사무총장 특별자문관을 비롯해,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장자인 예멘의 타와쿨 카르만, 체리상 수상자 마사푸미 야마구치 토요다공대총장, 제임스 오브라이언 美 에너지부 원자력국장,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 등이 참가해 각 분야별 신기술 동향과 정책·기술 과제발굴을 위한 주제와 토론이 오갔다.
첫날 대회 참석자들로부터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으며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된 예멘의 타와쿨 카르만의 기조연설로 “에너지 빈곤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퇴치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연설은 각계 인사와 현지 보도진들을 통해 경북도와 UNDP가 에너지 빈곤퇴치를 위한 상호협력 의향서를 주고받는 조인식을 더욱 빛나게 해준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측의 의향서에는 지구촌 에너지 빈곤퇴치를 위한 UN 내 프로그램에 상호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협력분야와 지원규모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과 제프리 삭스 특별자문관도 "개도국 시장 진출을 겨냥한 녹색성장산업"과 "MDGs와 연계한 지구촌 에너지 빈곤퇴치 전략" 등의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에너지 정의실현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18일 그린에너지 서밋에서는 무하마드 방글라데시 전력에너지자원부 장관, 케샤브 만 샤키아 네팔 환경과학기술부장관 등 8개 개도국의 에너지관련 장·차관이 참가해 에너지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그린에너지의 도입과 육성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세계적 전문가들, 자원빈국 ‘코리아’는 에너지저장기술과 신생에너지 분야가 해법
우리 집에 찾아 온 손님을 통해 바깥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이제 손님을 배웅을 마치고 그들로부터 들은 얘기 속에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에너지저장산업이다. 특히 2020년이 되면 한국은 전체 536억달러 규모 가운데 30%를 영역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빈체조 팔레르모 伊국립연구위원회 원장은 “한국의 에너지저장산업에 대한 R&D와 다양한 보급사업 추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들어 일본을 누르고 시장 점유율을 최대로 끌어올린 리튬이차전지 시장 주도권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 올해 이 시장에서 42%의 점유율을 보이며 35%에 머무른 일본을 제쳤다.
또 다른 참석자 챙 킹 제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전력기술학부 교수는 “연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에너지저장산업이 녹색성장을 주도할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그린에너지 시대의 신성장분야로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도 에너지저장기술에 대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연로전지 분야 발제자로 나선 이원용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디렉터는 “지난해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이 2만40000여대에서 올해는 7만8000여대로 급증했다”며 “국가적인 지원과 기술개발이 이루어진다면 2020년에 1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LED 산업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스트레터지스사 브린다 반다르카르 LED 연구소장은 “미국과 EU, 중국 등에서 LED전구의 품질개선을 위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 표준과 규제설립이 한국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해 소신 있는 주장을 펼쳤다.
지구촌 그린에너지 시장의 흐름을 미리 살펴본 뜻 깊은 행사
이번 2012 월드그린에너지포럼은 무게감이 한층 더해진 대회로 도약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서밋 개최를 UN과 연계해 국제적 포럼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포럼 참가자들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의 특별자문관인 제프리삭스가 지구촌에너지 빈곤퇴치를 주제로 개회식 기조연설을 함으로서 포럼의 지위를 국제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를 주고받았다.
또한 포럼 피날레는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를 기본으로 지구촌 에너지빈곤 퇴치와 미래 청정에너지 개발 노력, 세계의 공동 번영과 지속 가능한 개발 추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경주선언문을 채택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UN과 연계해 개최한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다음 포럼부터는 UN이 후원하는 글로벌 포럼으로 개최해 향후 월드그린에너지 포럼을 국제적 권위를 가진 에너지 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포럼의 지위 격상 기조에 힘을 실었다.
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오늘날 ODA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만큼, 경상북도에서도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UN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밀레니엄 빌리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그린에너지 보급 및 육성 사업 등 개도국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마무리했다.
경상북도는 대회 개최를 통해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지구촌 에너지 빈곤퇴치를 위한 그린에너지 서밋을 개최했다는 의미와 함께 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기업관계자는 “에너지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과 현실을 한자리에서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면서 “글로벌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기술진들의 참여를 유도해 국내 에너지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보다 장기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공식 일정이 끝난 후 환송과 만찬, 식후 공연이 이어졌으며 외국인들은 첨성대와 문화유적지 투어를 가졌다. 조직위는 이번 포럼 참가자를 총 3000여명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