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세계 최대의 PC 제조업체 퓨렛패커드(HP)가 회계부정 스캔들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인수한 영국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인수 전 자산을 부풀렸기 때문이다. HP의 주가는 10년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20일) HP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68억5000만달러, 주당 3.49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억3900만달러, 주당 12센트의 순익을 거둔 것과 비교해 크게 악화된 실적이다.
HP의 CEO 맥 휘트먼은 “작년 10월 인수한 오토노미의 경영진이 자산을 50억 달러 가량 부풀린 사실이 내부조사를 통해 밝혀졌고 이로 인해 회사의 영업권과 무형자산 관련 감손 비용 88억 달러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회계 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와 KPMG에 대한 책임을 제기하며 “어떠한 회계법인도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당시 거래를 체결한 레오아포테커 CEO와 로비슨 전 CSO”라며 “미국과 영국의 증권시장 감독 기구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오토노미 CEO에서 물러난 마이크 린치는 “HP가 인수 직전 딜로이트와 KPGM을 연이어 동원해 회계감사를 벌였지만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HP는 전 CEO인 레오 아포테커가 지난해 10월 오토노미를 9억7000만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와 관련해 월스트리트는 인수 가격에 거품이 꼈다는 소문이 시장 전반에 무성했다는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의 CEO 맥 휘트먼은 이베이 CEO와 前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를 지낸 이력이 있으며 지난 9월 HP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그가 오면서 PC사업부와 프린터사업부를 통합하고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 등을 꾀했지만 최근 중국 업체에게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초만 해도 29.86달러까지 오른 HP의 주가는 회계부정 소식과 PC, 프린트 판매 부진 속에 4분기 68억달러의 손실 악재까지 겹치면서 20일 장 마감기준 11.71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