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임영규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연내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하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 침체와 자연재해 피해, 카드 수수료율 인상 등에 따른 경영 악화에 따른 것.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 동부화재[005830], 현대해상[001450], LIG손해보험[002550] 등 대형 손보사들은 대내외 압력 속에 내달 보험료 추가 인하 가능성을 고심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기로 했다.
손보사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압력 등으로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 내렸다. 또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모든 여건이 악화된 상황.
지난해 12월부터 판매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올해까지 170여만건이 판매돼 보험료 할인 규모가 860억원에 달한다.
온라인(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 전체 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이른 것도 손보사의 부담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를 통한 전통적인 방식보다 10%가량 싸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8월부터는 정비공장의 도장료가 인상돼 지급 보험금이 연간 573억원가량 늘 것으로 전망됐다. 2007회계연도부터 2011회계연도까지 자동차 보험료가 5.3% 오른 반면에 근로자 임금, 진료비, 정비 수가, 물가 상승률은 최고 30%까지 급증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이 자동차보험 등의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최고 0.7%포인트 올리라고 손보사에 통보한 게 결정타다.
2001회계연도부터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는 7조원에 이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식, 채권 투자 등을 통한 자산운용 수익으로 자동차보험 적자를 메웠다. 하지만 최근 자산가치 하락으로 역마진이 발생해 손보사는 존폐 갈림길에 서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온라인 상품 판매 확대, 상반기 보험료 인하 등으로 평균 6~8% 정도 자동차 보험료가 깎였으며 자연재해 증가, 정비 임금과 카드 수수료율 상승으로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오를 일밖에 없다”면서 “자동차보험 부문은 앞으로 2~3년간 악화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84만원으로 미국(162만~535만원)의 20~30%, 일본(191만원)과 중국(165만원)의 절반 수준으로 싼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