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임영규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카드업계의 올해 가맹점 수수료가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는 4조412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56억원보다 3000억원을 초과한 것. 이런 추세라면 올해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해 8조5692억원을 훨씬 넘는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 2008년 5조5846억원, 2009년 6조1296억원, 2010년 7조1948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카드로 물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65%를 넘어서는 등 카드 결제가 생활화한 덕으로 보여진다.
상황이 이럼에도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카드사는 수천억 원씩 들어온 가맹점 수수료를 단기 자금으로 융통해 파생 수익을 내고 있어 수수료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도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불가피해지자 카드사들은 최근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와 SKT 등 통신사에 수수료를 최대 30%까지 올려 받겠다고 통보했다.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가장 크게 줄여야 할 사업비인 카드 모집 비용은 되레 늘었다. 경영 효율을 추구하겠다는 카드사들의 공언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졌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모집 비용은 4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3866억원보다 200여억원 증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자체로는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지만 이 돈을 바탕으로 신용대출 사업 등을 하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시장”이라면서 “카드 모집 비용의 폐해는 우리도 잘 알고 있어 점차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