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임영규 기자] 불황의 장기화로 보험사의 새로운 상품계약 실적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중금리가 1%p 이상 떨어지면 3년 뒤 당기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와 보험사 경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10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보험 신(新) 계약건수는 796만5223건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래 최저였던 지난해 연 1562만6435건의 절반 수준이다. 남은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신계약은 2002년 2685만759건에서 2005년 2738만4423건까지 올랐으나, 2007년 2643만6230건 이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보유계약 건수도 2009년 7811만5120건에서 지난해 7266만3468건으로 떨어졌다.
신계약이 줄어든 것은 불황으로 보험에 가입하기를 꺼린다는 의미다. 이런 움직임이 이어지면 보험사 수익이 줄어 경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어 보험사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보험은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이 중요한데, 주요 투자원인 국고채 금리가 계속 하락하다보니 돈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과거 고금리를 약속했던 상품은 역마진이 날 가능성이 크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보험사들의 경영행태를 보면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와 같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당장 눈에 띄는 파이 키우기에만 골몰한 나머지 저금리 시대를 예측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것.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역시 “저금리 저성장 때문에 보험사는 금리 역마진 위험에 빠졌고, 보험계약의 실효해약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은 시중금리가 1%포인트 넘게 떨어진다면 국내 생보사와 중소형 손보사는 오는 2015년부터 당기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저성장 저금리 국면에 들어서면 고정성 경비와 사업비 등은 상대적으로 느는 반면에 치열한 경쟁으로 영업비의 획기적인 절감은 기대하기 어려워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