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SK 최태원 회장이 징역 4년을 구형받은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은 재벌 총수에 대한 사법부의 봐주기 관례가 막을 내렸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SK그룹은 최 회장의 공백에 대해 이미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1일 법원이 최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결과 관련해 시민단체 대부분은 경제정의에 반하는 재벌총수들의 범죄를 판단하는 엄격한 사법부의 모습을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참여연대는 선고직후 “유죄에 따른 당연한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법원이 300억원 이상 횡령 배임죄에 대한 양형기준과 달리 특별한 형량 감경 사유 없이 검찰이 구형한 4년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수백억원의 횡령을 저질러도 이전까지 관례처럼 여겨졌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등의 판결에서 일단 탈피한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 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자 그의 공백에 대한 그룹 내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만약에 있을 최 회장의 공백에 대해 최 회장 구속 이후 가동할 경영체제를 이미 준비해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따로 또는 같이’ 체제로 그룹이 갖고 있던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각 계열사 이사회가 관장하는 체제를 말한다.
올해 출범한 ‘따로 또 같이 3.0’ 체제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혐의회 의장이 그룹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그룹은 지난 12월 중순 서린동 사옥에서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개최하고 김창근 부회장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김 의장은 최 회장의 뒤를 이어 대내외적으로 SK를 대표하면서 올해 첫날부터 그룹의 새로운 운영체계인 '따로 또 같이 3.0'체제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무죄 판결을 받은 최재원 부회장이 가세해 최 회장의 공백을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SK E&S 이사회 멤버와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최재원 부회장은 형인 최 회장이 구속된 것과 달리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그동안 정부 관료나 글로벌 CEO들과의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외적인 일에 주력해 온 만큼 그를 대신 할 인물이 그룹 입장에서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을 가장 유력선상에 놓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