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10대 그룹의 지난해 투자집행이 계획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불황과 국내 경기 회복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투자시기를 미루거나 기업 여건에 맞춰 조절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0대 그룹이 계획한 투자규모는 총 121조5140억원이었으나 경기 불황 등의 원인으로 투자시기를 조절, 이 가운데 5조3936억원이 덜 투자 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초반만 해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으나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미국의 경기 침체까지 지속되면서 이들 그룹들이 투자시기를 미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연합뉴스에 따르면 10대 그룹 가운데 LG그룹과 현대차․현대중공업그룹은 계획했던 수준 또는 그 이상을 투자했으며, 삼성과 SK그룹 등 7개 회사는 목표액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의 경우 투자계획을 훨씬 초과했다.
LG그룹은 전자와 디스플레이 계열 등이 최첨단 제품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당초 계획했던 16조4000억원보다 4000억원을 더 투자했다.현대차그룹의 14조1000억원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투자계획 규모 2조4000억원도 목표했던 수준만큼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삼성그룹은 당초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4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1조원 가량 미달된 투자가 이루어졌다. 전자와 반도체 시설 및 디스플레이 시설에 대한 투자 속도를 조절한 것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포스코그룹도 업황 자체가 워낙 불황에 허덕인 데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부 투자를 올해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투자목표액은 8조4000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7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총수의 배임 및 횡령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선장의 공백이 커 보였던 한화와 SK그룹도 투자 집행이 덜 이루어졌다. 17조6000억원의 SK와 1조9000억원의 한화는 각각 2조1000억원과 4000억원의 투자 집행이 덜 된 것으로 나타났다.
3조1000억원의 GS그룹은 6000억원, 롯데그룹도 2300억원이 덜 투자된 채 지난해를 마무리 했다.한진그룹도 해운업의 부진으로 선박 구입을 줄이는 등 약 2600억원 규모를 투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