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장기불황 여파에 건설과 해운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영업활동을 해도 본전은커녕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2012회계연도 결산 공개를 실시한 상장 해운 및 건설사들을 살펴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대한해운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STX팬오션의 경우도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순 손실은 지속된 업황부진에 최근 불어닥친 환손실까지 겹쳐 각각 7008억원과 9989억원에 육박했다.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쌍용건설과 삼부토건, 한일건설, 삼호 등 상장 건설사들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경남기업도 지난해 적자 전환으로 돌아섰다.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았다는 KCC건설과 계룡건설, 신세계건설 등도 전년比 순이익이 반토막나거나 최대 80%까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쌍용건설과 한일건설, 대한해운 등은 다음 달 말까지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게 된다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비록 실적공개를 하지 않은 남광토건, 범양건영, 벽산건설과 같은 법정관리 건설사들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있기 때문에 퇴출위기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황 부진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부실기업 매각이나 구조조정 여부도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대한해운의 매각은 중단이 됐고 쌍용건설, STX팬오션 매각도 먹구름 속에 갖혀 형국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5일에는 3년 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지속됐던 한일건설이 정상화에 실패하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건설업 한 관계자는 “주로 중소건설사들이 부도를 걱정했던 예전의 경기침체와 달리 현재의 시장 상황은 상위 건설사들까지 위기감에 몰아넣고 있을 정도”라며 “위기를 넘어 공포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