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시중의 보험사와 카드사들이 정부의 서민경제 돌보기 행보에 굴복해 보험료는 동결되고 카드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국내 생명·손보사들이 다음 달로 예정했던 보험료 인상을 일제히 동결하기로 했다.
보험과 카드업계의 이 같은 결정은 표준 이율 인하 또는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 등을 이유로 보험료와 대출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서민경제의 안정에 반하는 행동으로 비춰진다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은 주요 보험사들에게 표준 이율 인하와 상관없이 실손보험료와 장기보험 등 갱신형 보험료 인상을 제고하라고 구두 지시를 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각 보험사의 주요 임원을 불러들여 보험료 억제를 주문한 것이다.
특히 유난히 혹한과 폭설이 잦았던 지난겨울, 적자 규모가 커진 자동차 보험료를 최소 5% 이상 인상하려 했지만 금융 당국의 이 같은 압박에 각 보험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보험료 인상을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총선을 앞두고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력으로 인해 평균 2.5%를 내리기도 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라도 금융 당국의 인상 제고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공문식으로 협조 요청하던 방식에서 이번에는 구두식으로 동결하라는 주문이 직접 내려 온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도리어 된서리를 맞을 수 있어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비단 보험사뿐만 아니다.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 도입으로 수익이 반 토막난 카드사들도 비상이다. 각종 할부와 현금서비스 등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판촉을 하면서도 정작 유이자 할부에는 10% 이상의 고금리를 부과하는 것에 주목해 저 신용자의 가계 부채를 가중시키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연체 금리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부분 서민들이 이용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각 카드사들의 할부는 물론 신용 대출까지 전 부분에 걸쳐 금리 인하 가능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리볼빙과 현금서비스 최고 이자율을 28.5%에서 27.9%로 내렸다. 롯데카드도 이달 28일부터 할부금리를 기존 9.9~21.9%에서 4.9~20.9%로 크게 내릴 예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가 중단된 후 할부 금리가 서민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대형카드사들을 중심으로 할부 금리 인하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