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박근혜 정부가 고강도 물가잡기에 나서면서 우유업계의 가격인상이 백지화 됐다. 업계의 맏형 격인 서울우유가 전면 보류하자 다른 업계에서도 인상을 포기한 것.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의 1ℓ 들이 흰우유 가격이 2300원에서 2350원으로 50원 인상하기로 조율했지만 정부의 강도 높은 물가 인상 압박에 계획을 전면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는 같은 제품 가격을 종전 2300원에서 100원을 올리려다 여론을 생각해 일단 50원만 올렸으나 이마저도 비난에 밀려 원래 가격으로 낮췄다.
지난해 말 치러진 18대 대선을 전후해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인상 붐이 일 때도 우유업계는 이래저래 눈치만 보다 시기를 놓친 적이 있다.
그러자 이번에 다시 시도하려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출범과 동시에 시작된 박근혜 정부의 서민물가 잡기에 백기를 들었다.
우유가격은 지난 2011년 원유가 인상과 함께 일괄 조정된 이후 같은 수준을 이어왔다. 당시 생산자 물가 지수 상승률이 5%를 넘어서면서 원유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서울우유는 이번 우유가격 인상과 관련해 과거 올려 받지 못한 50원을 인상하겠다는 뜻을 대형마트 측에 전달했고 대형마트 측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조율을 사실상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인상을 강도 높게 감시하고 있는 정부의 기세에 눌려 자진 포기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가격 인상이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시기여서 그냥 없었던 일이 돼 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유업계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서울우유가 가격인상을 사실상 포기해 다른 우유업계도 매우 크게 실망한 눈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유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가 이뤄진 것만큼 올 하반기쯤 우유업계의 인상 움직임이 다시 한 번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