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최대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부실저축은행의 자산이 합동경매에 나왔다. 소위 노른자라고 불리는 토지와 수백억원에 달하는 옛 사옥부터 콘도나 골프회원권, 스포츠센터, 모텔, 고가의 외제차가 수두룩하다.
29일 예금보험공사가 주관하는 파산재단 자산 합동공매에는 삼화상호저축은행과 토마토2저축은행을 비롯해 중앙부산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제일이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등 총 26개 부실 저축은행의 매물 600여건이 붙여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합동경매에 나온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 감정가는 8000여억원이며, 보통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감정가를 고려할 때 이들 자산의 실제 가치는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매에 나온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은 진흥저축은행으로 84건, 총 1448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30건에 1094억원을 기록한 솔로몬저축은행이 그 뒤를 이었으며 제일저축은행(1천59억원, 54건), 미래저축은행(788억원, 116건), 전일상호저축은행(500억원, 12건), 프라임저축은행(473억원, 61건), 경기저축은행(363억원, 26건) 순이었다.
또 600건의 물건 가운데 감정가격이 가장 높은 것은 제일저축은행이 보유했던 송파구 가락동의 효원빌딩으로 대지와 건물을 합친 감정가가 341억1000만원이었다.
100억원이 넘는 건물과 운동·근린시설 7개, 토지 5건도 매물로 나왔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토지 물건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158억원짜리 토지로 이 외에도 100억원이 넘는 토지만 3건이다.
도민저축은행이 소유하고 있던 ‘페라리 612 스카이글리에티’도 경매에 나왔다. 실제 시중에서 2~3억원대에 거래되는 슈퍼카로 최저 경매가만 1억1000만원이다. 도민저축은행은 페라리 외에도 람보르기니와 벤츠 등 최고 4억원대의 차량과 1억원이 넘는 차량 등 다수의 수입차 매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제일저축은행의 뉴서울CC(2억7천만원)와 골든비치CC(8천900만원) 골프 회원권, 도민저축은행의 라네나골프클럽(1억6천만원) 회원권도 경매 시장에 나왔다. 진흥저축은행이 갖고 있던 자산 중에는 제주시 북제주군의 한신리조트·골프연습장(약 85억1천만원)도 있다.
이밖에 대전에 있는 116억원짜리 스포츠센터, 인천 중구의 인천수산물센터 일부(18억4천만원), 충남 아산시의 모텔(14억원)도 주요 매물들이다.
공매에 나온 부동산 가운데는 저축은행 영업점이 입점해있던 건물이나 담보로 잡았던 아파트도 많으며, 주로 금융기관의 본점과 지점으로 쓰이던 건물들이라 교통 여건도 좋고 관리도 매우 잘 된 매물들로 알려져 있다.
공매는 전국 11개 파산재단 사무실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열리고 유찰된 물건은 다음 달 공매에 다시 나온다. 주택 경매와 달리 이번 합동 공매의 최저 공매가는 최대 10%씩만 떨어진다.
한편 지난 2011년에는 부산저축은행 계열인 삼화·도민저축은행이 소유하고 있던 미술품을 처분하기도 했으며 이들 미술품 10여점은 홍콩 경매장에서 27여억원에 팔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