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위기에 빠진 STX그룹의 살어름판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룹 계열사들의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2015년까지 2조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계열사들의 신인도까지 추락하며 특정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회사들의 자산가치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10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 계열사들의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2조8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스신용평가는 2015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STX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규모를 총 2조8600억원으로 예상했다.
계열사별로는 STX팬오션이 1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TX조선해양 7300억원, 지주회사인 STX 4400억원, STX에너지 2500억원이다. STX엔진과 STX중공업, STX솔라 등도 모두 3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연도별로는 올해 5800억원, 2014년 1조3300억원, 2015년 9500억원이 만기 도래 회사채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과 STX가 당장 다음 달에 막아야 할 회사채 규모만 해도 각각 1000억원과 800억원이나 된다.
하반기인 10월과 12월에도 STX팬오션과 STX에서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각각 2천억원 규모가 만기 도래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법정관리 신청을 한 STX팬오션의 경우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자만 나머지 계열사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채권단과 회사측의 갈등이 예견되고 있다.
또한 만기가 도래한 STX와 STX조선해양의 회사채 결제에 이미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은 것을 두고 채권단의 피로도도 적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채권단은 STX와 STX조선해양에 각각 3000억원, 6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이미 1조원 이상의 긴급자금을 STX그룹에 지원했지만 회사는 업황과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 창출력 저하로 재무 대응능력이 바닥난 상태다.
게다가 STX조선해양은 선박 건조를 위한 추가 자금지원까지 신청했다. 현재 STX 주요 계열사들은 자율협약을 통한 유동성 지원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타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추락한 상황이다. 때문에 그 여파로 인한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은 'BB+'에서 'B+'로, 단기 등급도 'B+'에서 'B-'로 조정했으며 STX의 장기 신용등급도 'BB+'에서 'B-'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지분을 보유한 주요 회사들의 자산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 그룹의 사업과 재무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다고 전했다.
또한 주요 계열사들의 업황 침체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돼 그룹 전반에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