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동작업을 통해 발표한 8번째 조세피난처 명단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2001년 9월6일 한진해운의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 함께 조세피난처 중 하나인 사모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USB 홍콩지점을 통해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 받았으며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전직 임원 모두 같은 루트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페이퍼컴퍼니 등록대행 업체가 사전에 만들어 놓은 로우즈 인너태셔널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뉴스타파측은 “한진해운이 사모아에서 어떤 사업활동을 한 적도 없다”며 “따라서 페이퍼컴퍼니는 고 조수호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뉴스타파의 이 같은 의문에 대해 김 전 상무는 “돌아가신 회장과는 무관하게 설립됐고, 당시 상사의 요청으로 서류에 날인한 것”이라며 "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한 바 없으며, 직장 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2008년말~2009년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 지위에서 탈퇴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상무의 해명에도 뉴스타파측은 지난 2010년 상반기까지 주주로 등재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페이퍼컴퍼니 정황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금융위기 당시 직원 개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최근까지 운용했으며 자회사 ‘한아름종금’을 통해서도 세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했던 정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정황으로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업체 PTN이 1999년 3월부터 2011년까지 수차례 걸쳐 한아름종금의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3곳의 연간 회계 보고서 송신 요청 팩스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ICIJ가 입수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 세 개의 페이퍼컴퍼니가 조세피난처 가운데 가장 비밀스러운 곳으로 꼽히는 라부안에 설립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예보자회사 직원과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되는 ‘허용’, ‘신상헌’이란 이름이 등기 이사로 등장한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에는 삼양종금 출신 진대권씨가 등기이사로 올라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예보측은 뉴스타파에게 “이들 페이퍼컴퍼니는 삼양종금이 영업 중일 때 외화자산 투자를 위해 설립한 역외 회사로, 삼양종금이 영업정지되면서 계약이 이전돼 한아름종금으로 넘어온 것"이라며 "이후 아무런 금융사고 없이 자산을 정리하고 공적자금을 회수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