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국민 사과’ 압박 받고 있는 까닭

MB정권 때 UAE 원전 수출로 국격마저 침몰…전력대란에 ‘쥐구멍’찾이

[kjtimes=견재수 기자] 찜통더위에 나라 전체가 난리다. 무더위로 인한 전력대란이 우려되자 정부는 연일 국민을 향해 절전을 당부하고 있다.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 각 부처, 그리고 공기업과 지자체 등 너나 할 것 없이 절전을 강조하며 본인들마저 전력대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쥐구멍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을 느껴야할 기업으로 현대중공업을 거론해 그 이유가 사뭇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원전비리 후폭풍 '전력대란'


올 여름 전력대란과 직결되는 것이 바로 발전소 가동 여부다. 전국 20여 개 원전 가운데 현재까지 신고리 1, 2호기 등 6기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 원전들이 가동되면 500만KW이상의 전력이 생산된다고 보고 있는데 이 중 300만KW는 원전비리로 가동이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만약 이들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전력 불안 요인이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다.


일각에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현대중공업의 심경을 비꼰 데에는 이 같은 전력대란에 한 축(?)을 담당한 기업으로 낙인찍혔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2200억원대의 원전설비 납품을 위해 전·현직 임원들이 나서 10억원을 한수원 직원에게 전달했다.

 

사태가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원전비리 관련기업으로 낙인찍힌 현대중공업이 전력대란 속에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을 향해 최소한의 진심을 담아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청사도 고통 분담 중


11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 상황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기자회견을 통해 “발전기 한 대만 고장 나도 순환 단전을 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을 강조하며 “나라가 어려울 때 늘 정부를 믿고 도와주셨듯이 다시 한 번 여러분의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악의 전력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12일~14일까지 3일간 공공기관과 민간부문에 걸쳐 강도 높은 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요즘 정부청사의 대낮은 해가 떨어진 저녁만큼이나 깜깜하다. 행여나 사무실을 나와 복도를 걸으면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동료의 얼굴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오후부터는 냉방기 가동까지 중단돼 실제로 찜질방을 연상케 한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주요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들의 목소리는 잔뜩 처져 있다. 절전도 좋지만 너무 더워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정부 조직의 제일 윗선인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최근 민감한 세제개편안 문제로 눈코 뜰 새 없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절전의 고통 분담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전비리수사팀의 큰집격인 대검찰청도 점심시간 이후 전등과 냉방가동 중단으로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승강기도 일부만 운행한 채 더위와 시름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라는 소식이다. 이러다 검찰조직이 범죄와의 싸움 이전에 무더위와 싸우다 먼저 지치지 않을까 국민들은 노심초사다.

 

 지친 여론 검찰의 칼 끝으로 시선 집중


이쯤 되자 사정당국 내부에서도 나라를 고통스럽게 만든 원인제공자들(원전비리 일당)을 엄벌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하게 수사를 펼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검찰(원전비리수사단)은 원전비리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 전 사장을 포함, 지금까지 90여 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26명을 구속했다.


수사과정에서 한수원 부장과 지인 집에서 6억원의 현금다발을 무더기로 찾아냈고 이 검은 돈의 출처로 현대중공업 전‧현직 임원이 주목돼 함께 구속됐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2200억원의 매출과 국민의 생명을 맞바꿨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쯤 되면 원인제공에 일조했다는 비난이 현대중공업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을 회사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또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이 같은 비리를 저지른 기업과 관계자들에 대해 판례를 남기는 차원에서라도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번 원전비리에 현대중공업이 연루된 만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한 대기업의 비도덕적 돈벌이가 얼마나 큰 후폭풍을 몰고 올지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강도 높은 처벌을 내릴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전 정권에서는 국격까지 침목…윤리경영 다짐은 어디에(?)


현대중공업의 납품 로비 의혹은 UAE(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출을 주도한 전 정권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첫 원전 플랜트 수출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2000억원 상당의 납품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뇌물을 동원한 것이 드러나 결국 국격까지 침몰시켰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처럼 원전비리 때 마다 거론되는 현대중공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05년 윤리헌장을 선포하는 등 철저한 윤리경영을 다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납품단가를 부풀려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다 내부감사로 회사가 발칵 뒤집히는 등 윤리경영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 보인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