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건 부회장, 분유시장에선 고전…왜(?)

M&A의 귀재․마다스의 손 등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

 

 

[kjtimes=견재수 기자] 재계의 ‘마다스의 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분유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일각에서는 분말분유가 대세인 시장에 액상분유를 출시했으나 시장 진출 1년이 지난 지금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은 지난해 6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액상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주 타깃인 주부들을 상대로 그동안 생활용품을 판매한 노하우를 잘 접목시킨다면 분유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뒤따랐다.  


액상분유는 타먹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섭취가 가능한 액상 타입이라 멸균되지 않은 젖병과 물로 인해 수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위생문제로부터 아기를 지켜줄 수 있고 휴대까지 편리하다는 이점이 부각돼 좋은 반응이 기대됐다.


하지만 LG생건의 액상분유가 국내 분유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선 몇 가지 극복해야 하는 변수가 있었다.

 

액상분유는 지난 2006년 남양유업이 일반소매시장과 병원용으로, 매일유업이 병원용으로 이미 납품 중이었다. 다시 말해 LG생건이 선발주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제품 출시 당시 국내 업체와 비교해 제법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액상분유의 시장 규모도 미미했다. 당시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약 3000~4000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액상분유가 차지하는 시장규모는 0.1% 미만인 10억원도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까지 선발업체들이 일궈 놓은 액상분유 시장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생건의 행보를 놓고 의아함과 함께 일종의 모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며 “경쟁사 일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주시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데에는 LG생건의 수장이 차석용 부회장이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마다스의 손’으로 불린 차 부회장이 이번에도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에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차 부회장은 재계에서 승승장구의 표본으로 불려왔다.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한지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키고 다이아몬드샘물과 더페이스샵 등을 인수하며 타고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LG생건이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시장에서 소비침체가 우려된다 해도 차 부회장이 만졌다 하면 매출과 실적이 상승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그를 ’마다스의 손‘이라고 불렀다.


경영일선에서 그가 보인 인수․합병(M&A)과 공격 경영은 차 부회장만의 ‘전매특허’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 때문에 그에 대한 재계의 평가는 남다를 정도다.


그런 차 부회장이기에 LG생건이 액상분유를 일반 소매시장에 처음 출시 할 때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그가 또 큰일을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생건이 액상분유 시장에 진출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차 부회장은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됐다.


‘베비언스’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판매 건수를 보면 출시 초기인 6월 약 20건을 시작으로 이후 9월까지 100~200건 미만의 판매건수를 기록했다. LG생건의 이름표를 달고 판매한 실적이라기엔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또 1년이 후인 지난 7월 옥션에서 거래된 액상분유의 판매 추이를 비교해 봐도 특정 3일 동안 남양유업의 액상분유 제품이 수천 개가 판매된 반면 LG생건의 베비언스는 수십 개를 판매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갑의 횡포’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LG생건의 액상분유 성정표는 너무나 초라하다는 분석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일부 선진국은 액상분유 시장이 분말분유와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기도 하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새로운 형태라는 인식 때문에 시장에 접근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신규 사업을 시작하고 1년은 관점에 따라 길수도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가 베이비 시장에 대한 분석까지 돼 있는 상황에서 가루분유 중심인 국내 분유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늘리는데 LG생건이 기여하고 있다는 측면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차 부회장의 능력을 볼 때 LG생건의 액상분유 진출 당시 ‘해볼 만한 도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이상하지 않았지만, 분말분유가 대세인 분유시장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업 실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시각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 부회장이 맡은 사업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과 달리 분유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이제 겨우 1년이 지난 만큼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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