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상위 대기업의 경제력 독식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의 분석결과에서 드러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2년 연속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93개사(비상장 60개사 포함)의 연결 기준 상반기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926조8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도 54조1698억원으로 8.6% 늘어났다.
문제는 전체 기업의 실적이 호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반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지만 그 이면에는 삼성 등 5대 그룹 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나아진데 따른 것이다.
실제 삼성 계열 15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20조1966억원이다. 37.6% 급증한 셈이다. 삼성전자(50.7%), 삼성전기(33.4%), 삼성토탈 등의 실적이 좋았다. 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가 5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출은 작년 상반기 15.4%에서 올해 17.3%로, 영업이익은 작년 29.4%에서 올해는 37.3%로 증가했다.
SK그룹 계열 14개사도 영업이익이 66%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80.1%), SK종합화학(33%), SK텔레콤(5.4%) 등이 선전한 덕분이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덕분에 19.7%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롯데그룹 역시 4.7%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5대그룹 이하로 내려가면 사정이 달려졌다. 5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5.2% 줄고 매출도 1.6% 감소했다.
실제 포스코(11개사) 10%, 현대중공업(5개사) 56.1%. 두산(5개사) 37.4% 줄었다. 조선업과 철강업 부진 탓이다. 한진(3개사)은 적자 규모가 늘었다.
특히 GS그룹(6개사)는 10대 그룹 중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다. GS건설이 6946억원의 적자를 내는 바람에 그룹 전체도 작년 4118억원 이익에서 올해는 138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이 고전을 하는 가운데서도 5대 그룹은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매출 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 높았다”면서 “5대 그룹 이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침으로써 대기업들의 경제력 독식이 더 강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