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바라던 그룹의 ‘자력갱생’이 물거품될 공산이 커졌다. 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구조조정이 이달 내 대부분 매듭을 짓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핵심 계열사는 채권단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
그러면 강 회장이 잃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우선 시스템통합(SI) 업체 포스텍을 꼽을 수 있다. 포스텍은 그가 87.5%의 지분을 갖고 ㈜STX를 통해 그룹을 지배해 온 핵심 계열사로 STX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자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채권단은 포스텍의 자율협약을 오는 24일 결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만일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오는 11월쯤 감자와 출자전환을 단행한다. 이에 따라 강 회장 지분율은 87.5%에서 2.7%로 줄어든다. 반면 채권단이 52%의 지분율로 대주주가 된다.
그런가 하면 강 회장은 ‘강 회장→포스텍→㈜STX→조선해양’의 지배구조 고리가 완전히 끊어지는 아픔을 겪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대해 100대 1 감자와 7000억원 출자전환이 결의된다. 그렇게 되면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조선해양에 대한 ㈜STX의 지분은 거의 희석된다. 이미 STX조선해양에는 8500억원이 투입됐으며 오는 2017년까지 2조2000억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STX조선해양과 사업상 밀접한 STX중공업과 STX엔진에서도 이달 내 강 회장이 각각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STX중공업에 대해선 오는 12일 자율협약이 개시돼 3500억원이 지원된다. 또 STX엔진은 지난 5일 자율협약이 개시돼 3천500억원이 투입된다.
한편 채권단은 STX의 대주주가 돼 그룹의 주력 사업인 조선업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내 일부 자회사 지분과 중국·유럽 조선소 등을 팔아 현금화하고 기존의 수직 계열화된 거래 구조도 바꿀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