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동양증권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저지에 나설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양증권 노조는 법원에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200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과도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또 현 회장과 정 대표를 상대로 배임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조가 이처럼 법정관리 저지에 나서는 이유는 위법성 여지가 있다는 것. 동양시멘트는 고의로 법정관리 신청 대상에 들어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이를 철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현재 노조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이 대주주 ‘빼먹기 수법’이 아니냐는 것에 있다. 동양시멘트의 재무제표를 보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기업이 아니라는 게 그 핵심이다. 결국 경영권을 살리고 지분을 챙기는 경영권 방어 차원의 법정관리 신청인 셈이라는 얘기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와 재계 일각에선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동양은 이 당시 ‘티와이석세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569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문제의 쟁점은 이중 3분의 2인 1000억원 가량이 9월 들어 집중적으로 발행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발행됐다는 점에서 의혹이 일고 있다. 게다가 명절 전날인 9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발행이 됐는데 이것이 고의적이라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9월에 ABCP를 이만큼이나 팔았다는 것은 사기성이 농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해당 상품은 휴지조각이 된다는 게 그 이유다.
한편 동양증권 직원들은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에 아연실색한 모습이다. 특히 ABCP 판매를 담당했다가 졸지에 사기꾼으로 몰려 반발의 움직임에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직원들은 현재현 회장과 정진석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전 현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을 안 한다고 했고 정 대표도 그렇게 말했던 것이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