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재벌그룹들이 발행 회사채를 계열 증권사에 떠넘기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의 계열사 채권 인수에 대한 규제가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점검 및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내 증권사의 계열사 발행 회사채 인수물량(모집주선 포함)을 조사한 결과 계열사 회사채 인수 비중이 30%를 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동양증권.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5760억원 중 288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비중만 50.0%에 달한다.
그 뒤는 32.5%를 기록한 동부증권이 따랐다. 올해 계열사 회사채 7050억원 중 229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이어 SK증권은 계열사 회사채 중 30.8%를 인수해 3위를 기록했다. 또 삼성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중 삼성증권이 인수한 물량은 25.7%였다.
이는 동양그룹의 경우에서 나타났듯이 주요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시 계열 증권사가 상당수 물량을 떠안는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무엇보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계열사가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회사채 BBB-, CP A3- 등급이어서 앞으로 등급이 추가 하락하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중에서 동양증권을 제외하면 투기등급의 계열사를 보유한 업체는 많지 않는 상태다.
한편 동양그룹은 신용등급이 낮은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동양증권이 대부분 떠안아 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판매했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