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현대로템이 증시 상장 첫날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11번째 상장사이자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3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현대로템은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어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현대로템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2만3000원보다 46.52%나 오른 3만3700원에서 형성됐다. 이후 매수세가 몰리며 시초가 대비 14.8%, 공모가 대비 68.3%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거래가 시작하자마자 상승폭을 확대하더니 결국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대로템은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청약 경쟁률은 54.54대 1로 집계됐다. 특히 청약증거금으로는 3조4269억원이 쌓여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 결과 현대로템의 총 공모규모는 6224억원으로 지난 2010년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시가총액은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70위권인 한화케미칼과 비슷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현대로템에 투자금이 몰린 이유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서 국내 유일의 대형 철도차량 제작사라는 점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덕분에 작년에는 매출 3조1166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2대 주주인 MSPE(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움직임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MSPE 현대로템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주가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공모에서 MSPE는 보유주식 2708만여 주 가운데 600만주만 내놓아 여전히 2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남은 지분에 대해 6개월의 자진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지만 이 기간 후에는 차익실현을 위해 추가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로템은 1977년 현대정공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1999년 철도차량 제조업체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3사가 합병하기도 했다. 국내 철도 차량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은 방위 사업과 플랜트 설비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