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1억원을 호가하는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가 ‘경운기’라는 치욕적인 취급을 당했다. 고객이 제기한 민원에 어설프게 대응한데 따른 대가라는 지적이다.
11일 연합뉴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9월초 대구에 거주하는 서모씨(37)는 공식적인 차량 가격만 1억880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가의 스포츠 세단 ‘아우디 RS5’를 구입했다.
하지만 서씨는 차량 출고 다음날부터 ‘변속 시 소음이 발생하고 어딘가 걸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며 이틀 후 아우디 A/S센터에 차량을 입고시켰다.
9월25일 차를 다시 찾은 서씨는 입고 전보다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가속 페달을 밟아 RPM(분당회전수치)이 치솟아도 속도는 거의 오르지 않고 차가 울컥거리기만 한다’며 이번에는 딜러사인 참존모터스와 수입사인 아우디코리아에 차량 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우디코리아 측은 서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고성능 스포츠카인 차량 자체의 원천적 특성’이라며 1~2초 정도의 짧은 시간 사이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뗐다 반복하는 서씨의 운전 패턴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가속 초반에 신속한 응답을 보이도록 설계된 차들과 달리 RS5는 중고속 이상의 속도에서 잘 달리도록 만들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서씨는 ‘지금까지 BMW M3나 벤츠 C63 등 고성능 차량을 탔고 아마추어 레이스 대회에서 수상도 여러 번 했다’며 회사 측이 자신을 ‘차도 모르는 사람’으로 폄훼한다고 반응했다.
그는 또 ‘문제의 증상을 잘 나타내려고 페달을 밟았다 떼기를 반복한 것일 뿐 그렇게 운전하지 않아도 증상은 나타난다’며 ‘설령 1~2초 간격으로 페달을 조작하더라도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이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성능 차량은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반응이 바로 나타나야 정상이고 (아우디 RS5는)그런 특성이 요구되는 차이기도 하다’며 ‘같은 차량 두 대를 같은 식으로 운전했을 때 서로 다른 반응이 나타나면 그 차는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씨는 아우디코리아 측에 중립적 기관과 자동차 전문기자, 프로레이싱 선수 등을 동원해 동일 차종으로 공개 성능 비교를 해보자고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이미 회사 엔지니어가 동승해 이상 없다고 판정했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씨는 공개 테스트를 위한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환불과 관련된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무엇보다 아우디코리아의 대응 자세를 지적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디 ‘일X’이라는 한 누리꾼은 ‘왜 간단한 테스트를 거부하냐’며 ‘안하겠다고 우기는 수입차가 이상하구먼~’이라고 해 테스트를 거부하는 아우디코리아 측을 향해 의혹을 던졌다.
또 아이디 ‘키XX’는 ‘공개성능 테스트 거부한 순간 잘못 인정한거다’라고 했고, 아이디 '도XX'는 ‘수입차 회사가 이런 식이면 우리나라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밟아도 속도반응이 늦게 나타난다면 이건 스포츠카가 아니라 경운기다‘라는 아이디 ‘baeXXXXXXX'의 글에는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의 진위를 떠나 소비자 민원에 대응하는 회사 측의 자세가 아쉽다”며 “일단 테스트를 거부한 회사 측의 결정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의혹을 남길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