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해운업계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또 수익성 악화와 과도한 부채에 허덕이면서 해운업체들의 신용등급 추가 강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72.5%, 5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두 그룹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각각 2조3600억원, 1조7000억원이며 1년 내 만기도래하는 금액도 각각 8900억원, 4100억원에 이른다.
특히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720.1%에서 올 2분기 말까지 895.1%로 크게 올랐다. 한진해운도 같은 기간 754.4%에서 835.2%까지 크게 상승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 그룹이 STX그룹과 마찬가지로 항만 등 자산매각 및 유동화 속도가 지지부진할 경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STX팬오션의 경우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302%까지 급격히 오르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STX그룹에 자산매각 등 자구책 마련에 동분서주 했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이면서 강덕수 회장이 물러나는 등 고강도의 회생 절차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해운업이 성수기에 속하지만 대규모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이 발생했고 해운업황 회복도 시장의 기대와는 달랐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두 기업이 STX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신용등급의 추가 강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A-’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졌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유동성 위기 해결에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매각, 선박매각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미 대한항공으로부터 1500억원 지원을 받은 한진해운도 국내외 항만 매각을 검토하며 자체적으로 자구책 마련에 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