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10대 그룹이 원화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손실액만 8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는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 소속 83개 상장사가 감사보고서에 공개한 환차손익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재벌닷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그룹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환차손(환차익-환차손) 금액은 7600억 원이다. 환차익은 15조9930억 원, 환차손은 16조7530억 원이다. 환율로 인한 손실이 더 컸던 셈이다. 지난해 1∼3분기 누적으로 10대 그룹의 순환차익이 957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조717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 4대 그룹의 순환차손을 보면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대 그룹이 각각 2000억 원대의 순환차손을 보고 있다. 이들 그룹의 손실 금액만 9910억 원에 달한다.
실제 그룹별 순환차손을 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1710억 원에서 올해 2890억 원으로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440억 원 순환차익에서 올해 2190억 원 순환차손으로 바뀌었다. SK그룹 역시 지난해는 3분기 누적 순환차익이 1180억 원에서 올해는 순환차손이 2010억 원이었다. LG그룹도 900억 원 순환차익에서 2820억 원 순환차손으로 역전됐다.
그러면 환차손익이 플러스인 그룹들은 어떨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포스코·한진·한화그룹 등도 그 규모는 급감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920억 원에서 올해 620억 원으로 순환차익 규모가 줄었다. 포스코그룹도 2960억 원에서 230억 원으로 급감했다. 한진그룹과 한화그룹도도 마찬가지로 순환차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10대 그룹의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주요 수출기업들이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순환차손을 기록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원화 강세에 따른 돌파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