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북부사무소, 악천후와 16시간 ‘혈투’2명 구조

공단직원 유정석, 차병걸, 김중호氏 와 구조대 ‘고군분투’… 2차 수색서 조난자 발견

[kjtimes=견재수 기자] 폭우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악천후 속에서 두 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소백산북부사무소(소장 김홍하) 직원들과 119구조대원의 활약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구조대가 투입된 시점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빗발치는데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얼음이 어는 추운 날씨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바로 앞사람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심한 안개까지 껴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다.


지난 9일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 상황통제실에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난자 A씨는 깊은 산속인데다 해까지 떨어져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이에 매우 긴장한 상태였다.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소백산북부사무소 직원 김중호씨는 “폭우와 안개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인데다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려워 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김 씨의 말대로 당시 구조대는 조난자를 찾는데 상당한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출동을 위해 조난자의 휴대폰 GPS를 추적했지만 가까운 단양이 아닌 영월로 나타나며 어려움을 더했다.


또 A씨가 자신의 위치를 구조대에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데다 설상가상으로 A씨의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됐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구조대가 출동한 시각은 저녁 7시경, 혹시 모를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A씨가 조난당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장소를 모조리 수색하는 동안 이미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도 이들의 옷은 땀으로 흠뻑 졌어 있었다.


다음날 새벽 01시30분쯤 구조대는 간헐적으로 이어진 A씨의 통화로 그가 혼자가 아닌 아내와 함께 있으며 동굴에 피신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재난담당 김중호氏는 일단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서로 옷을 벗고 껴안는 등 A씨와 그의 아내가 당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응급조치를 차분히 알려줬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과 소방구조대는 악천후로 인한 1차 수색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잠시 수색을 접어야 했다. 이들이 숨을 고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기상상태가 호전되면 바로 투입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새벽 6시부터 곧바로 재수색에 나선 구조대는 “낮은 기온과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을 조난자를 생각하자니 구조작업을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으며, 힘들다는 생각할 겨를조차 못 느낀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구조대의 바람이 조난자들에게 닿았을까, 다행히 재수색 실시 4시간만인 오전 10시쯤 소백산 민봉에서 조난자를 조우했고 이들을 무사히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구조에 참여한 유정석, 차병걸, 장민철氏는  A씨에게 조난을 당하게 된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A씨가 비법정탐방로로 들어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국립공원직원들의 활약에 가슴을 쓸어내린 A씨는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조난자를 먼저 생각한 이들의 활약에 감사를 표했으며 자진해서 과태료까지 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백산북부사무소 박순찬 탐방시설과장은 ‘비법정탐방로로 가면 A씨와 같은 경우처럼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며 ”등산객들이 꼭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이런 상황을 대비해 국립공원산행정보(위치정보 확인가능)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번 구조의 활약에 가장 큰 힘을 보태 준 것은 다름 아닌 ‘무선국’, 해당 지역에서 휴대폰 연결이 자주 끊긴다는 것을 확인한 소백산북부사무소 직원 김중호氏가 무전기송수신이 될 수 있도록 ‘제 2연화봉’에 직접 이설한 것이다.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직원들은 작년 여름, 남천야영장에 놀러 온 6세 어린아이가 음식물을 삼키던 중 기도에 걸려 청색증으로 호흡이 곤란한 위급한 상황에 부딪히자 교육을 받은 바 있는 ‘하임리히’응급처치로 구조한 바 있다.

 

한편 소백산은 다음 달 15일까지 탐방로 9개 구간 59.28km를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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