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국내 그룹 총수가족의 보유주식 가치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불황이 깊어지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와 직계가족 119명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30조원이나 불어났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모두 49조1660억원으로 5년 전인 2008년 12월 12일의 20조1780억원보다 28조9880억원(143.7%) 증가했다.
그러면 주식자산 증가 규모가 가장 큰 그룹 총수가족은 어디일까.
재벌닷컴에 따르면 1위는 국내 최고 주식부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이다. 이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 3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2008년 2조2830억원에서 올해 13조8710억원으로 11조589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은 비상장 계열사 주식만 갖고 있다.
그 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5명)이 잇고 있다. 이들의 보유 상장 주식 가치는 2조2810억원에서 9조7830억원으로 7조5020억원 늘어났다. 현대자동차 주가가 현재 23만원으로 5년 전 4만2000원의 5배로 상승한 덕분이다.
또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가족(6명)의 주식 가치는 1조926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2명) 1조636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가족(3명) 1조1050억원 등으로 1조원 넘게 늘어났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 증가액을 합하면 모두 19조910억원이라는 점이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의 65.9%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족과는 대조적으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5명)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가족(3명)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5년 동안 각각 1000억원씩 증발했다.
한편 개인별 보유 주식 가치 증가액은 이건희 회장이 가장 많았다.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1조3880억원에서 11조1590억원으로 5년 새 9조7710억원 급증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 5조240억원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조4690억원 ▲ 최태원 SK그룹 회장 1조6340억원 ▲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1조23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2~3세 경영자들의 보유 주식 가치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794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6060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524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국내 경제와 산업, 증시가 활력을 잃어가는 부작용이 표출되고 있다”면서 “이처럼 특정 산업과 총수 자산의 쏠림현상이 심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