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횡령 사건과 관련, “상당히 후회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너무 억울하다”고 밝혔다
19일 법조계와 SK그룹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김 전 고문의 혐의를 놓고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피고인이 아닌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섰다.
최 회장은 검찰이 제기한 김 전 고문의 이른바 '기획입국설'을 둘러싼 신문을 받은 뒤 재판부로부터 "증인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최 회장은 "네, 그럼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입을 떼면서 올해 1월 말 법정구속된 이후로 마음속에 담아 뒀던 심경을 털어놨다.
먼저 "이 자리에 온 것이 후회스럽고 부끄럽다"며 반성의 뜻을 내보인 뒤 "그러나 너무 억울한 정황이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최 회장은 "저는 부끄럽게 돈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이런 원칙을 지켜왔고 지켜가고 싶다"면서 "제 나이 50줄에, 평판이 있는데 먹칠하는 일을 했겠느냐"면서 "제 이름과 하느님 앞에 맹세한다. 이번 일을 알지 못했고 횡령할 의도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최 회장은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뻔히 아는데 그럴 수는 없으며 제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었다"라며 "450억원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27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SK그룹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현재 SK측은 이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