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피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알리고 피해 고객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사안을 수습해 달라.”
임영록 KB국민그룹 회장의 강력한 주문이다. 신용카드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사건의 여파로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개인정보도 광범위하게 새어나간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커지자 임 회장은 방어보다는 ‘솔직’을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순방을 수행한 그는 급거 귀국하자마자 19일 오전 ‘고객정보 유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 등 계열사 대표와 관련 임원들이 참석했다.
임 회장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임원들에게 강도 높은 질책과 함께 자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사안이 심각한데도 조직을 위한답시고 자꾸 ‘괜찮다’며 방어적으로 대응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고객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할 것과 재발 방지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임 회장이 이처럼 강력한 주문을 한 까닭은 최근 일어난 사건들이 KB금융그룹의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시급한 비상대책 수립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KB국민그룹은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과 직원들의 국민주택기금채권 위조·횡령 사건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영록 회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사건을 축소하기보다는 솔직함으로 사태수습하는 것을 선택한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선택은 피해 축소와 함께 추가적인 피해예방의 효과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혹시라도 개인정보가 추가 유출되거나 유출될 우려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고객들이 정보유출 여부 확인 후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려준다면 사태수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