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회장 정지선)이 올해 말 오픈을 목표로 건설 중인 ‘김포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장 전부터 시공사의 시멘트 폐수 무단 방류로 인해 ‘환경파괴 아울렛’이라는 오명에 휩싸이게 됐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포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은 (주)현대백화점이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일대 5만2375㎡의 부지에 연면적 16만5000㎡ 규모로 짓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첫 고급 아울렛 사업이다.
지하 2층에 지상 3층 건물이 들어서며 지난해 7월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될 경우 24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이다.
해외 명품과 고가 브랜드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 외에도 영화관, 테마파크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구비해 국내 쇼핑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 모을 계획이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과 수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인아라뱃길로 공사 중 발생한 오탁수를 무단 방류하다 지자체와 관리감독 기관에 적발됐다.
시멘트 폐수로 추정되는 오탁수는 건설 현장에서 지반침하를 막기 위해 땅에 구멍을 내고 시멘트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규정대로라면 정화장치를 설치해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깨끗한 물만 하천에 방류하도록 돼 있다.
경인아라뱃길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관할지자체인 김포시청은 현장에서 오탁수를 배출하는 배수관에 정화 장치가 고장 나있거나 아예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자원공사와 김포시청은 오탁수 무단방류 현장을 확인 한 후 바로 초동조치를 실시했고 이곳으로 흐르는 오탁수 샘플을 채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자원공사 측은 오탁수의 수질과 탁한 정도가 여름철 홍수 시 발생하는 흙탕물과 비슷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방류 시점도 화두가 되고 있다.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공사는 지난해 7월 시작됐고 오탁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은 작년 10월쯤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부터 무단 방류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정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방류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방류해 공공수역 오염 행위로 해당 건설사를 고발조치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프리미엄 아울렛 1호인 이곳 김포와 내년 준공 예정인 2호점 송도 아울렛을 신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개장과 동시에 공격 경영에 나설 예정이었다.
롯데와 신세계보다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늦게 시작한 만큼 이곳 아울렛을 발판 삼아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에서 빠른 시간 내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도 있다.
그러나 이번 오탁수 무단 방류 사건으로 환경 파괴 아울렛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기사를 통해 확인했고 현대건설 측에 문의를 하라"며 "현대건설 측과 동일한 입장이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목표상은 ‘고객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회사’다. 하지만 1호 프리미엄 매장인 김포 아울렛이 완성되면 고객들은 ‘환경을 파괴하며 지어진 아울렛’이라는 수식어을 먼저 떠올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1조5400억짜리 소사-원시 복선전철공사 터널굴착 과정에서 인근 공공수역에 폐수를 무단 방류하다 물의를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