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경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재계와 금융권 일각에서 한진해운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물론 한진그룹이 유동성 위험해 처할 수 있다는 경고성 분석이 나오면서 조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지 주목되고 있다.
그는 최근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독자경영을 하던 최은영 전 회장이 시숙인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그러면서 지난 13일 한진해운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겨정된 상태다.
문제는 한진해운이 몇 년째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그룹을 압박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진해운은 3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1년 7411억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이듬해인 2012년에도 700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에는 71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직전인 'BBB-'(부정적)까지 내려갔다. 더욱이 부채비율도 2011년 389.7%, 2012년 697.2%, 2013년 1천444.7%로 해마다 큰 폭으로 뛰었다.
조 회장은 이 같은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말 대한항공을 통해 긴급자금 2500억원을 지원해 줬다. 그러나 이 지원은 현재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올해 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하는 입장에 직면했다. 한진그룹이 2013회계연도 재무평가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아 올해 재무개선 약정을 다시 체결하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한진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무 위험이 해소되지 않아 계속 재무약정을 체결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재무개선 실적이 미흡한데다 한진해운까지 떠안아 올해 추가 약정 체결이 불가피하게 된 것.
만일 이번에 또 가시 약정 체결이 이뤄진다면 한진그룹과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은 2009년 11월 이후 6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채권단과 재무약정을 맺게 되면 그룹은 계열사나 보유 자산의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은 매년 4월 대기업그룹의 재무상황을 심사해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다”면서 “약정 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구조조정 실적이 미흡한 그룹에는 여신 회수 등 제재를 하거나 경영진 퇴진도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애물단지’ 한진해운으로 인해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조 회장. 그는 상반기 안으로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최대주주 등극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가 적극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설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수혈’ 여부다. 한진해운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 1년 내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 3조2000억원 중 일부에선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재계와 금융권에선 만일 한진해운이 올해 최대 2조원의 유동성 수혈에 실패하고 올해 추가 적자를 내면 대한항공까지 동반 부실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이 올해 4년 연속 적자를 내면 대한항공이 내년에 추가로 증자해줘야 하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부실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한진해운이 생존할 수 있는 기대 카드는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4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3000억원 규모 터미널 지분 유동화, 한진해운 계열사 한국벌크해운 매각 등이다. 이런 계획들이 성공하면 부채비율이 700% 아래로 내려가 유동성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