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스토리

코오롱그룹, 거센 풍랑 만난 ‘이웅렬號’…좌초 수순 밟나

매달 하나씩 터지는 ‘대형악재’에 사면초가…10년 전 악몽 ‘꿈틀’

[KJtimes=김한규 기자]코오롱그룹 ‘이웅렬號’가 흔들리고 있다. ‘세월호’사태 속 장삿속 이벤트로 비난을 받는가 하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계열사들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고액 연봉을 챙겨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재계에선 이 회장 중심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현안들이 ‘그가 중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한 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선 거센 풍랑을 만난 ‘이웅렬號’가 ‘세월호’처럼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세월호 사태(?), 제품만 팔면 그만…

이 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사건은 지난 19일 벌어졌다. 지난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나선 고교생 등 승객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로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스포츠가 이 사태를 마케팅에 활용했다가 비난의 중심에 섰다.
 
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 청주 분평점에서는 이날 일부 고객들에게 황당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무사히 돌아오길…부디…’로 시작된 문자는 ‘지금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계실 가족분들…중략’로 세월호 사태에 대한 애도의 글을 이어갔다. 
 
하지만 문자 중간부터 ‘더 늦기 전에 지금내 옆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요?”라는 내용과 함께 구매금액 별로 적립과 할인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덧붙이면서 사실상 세월호 사태를 가지고 이벤트 홍보를 한 것이다.
 
이 문자 내용을 접한 네티즌은 “진짜 무슨 생각인가”, “저런 문자 보내는 사람들 정말 답이 없다”, “가지가지한다 진짜”, “얼마 전 경주리조트 사고 당사자들 아닌가요 정신 못차렸네”등의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코오롱스포츠는 공식 트위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트위터나 커뮤니티사이트를 중심으로 코오롱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이유에서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건은 ‘잊었다(?)’

 
이 회장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는 또 하나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가 지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와 오버랩 돼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입장에선 지난 2월 경주 붕괴 사고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악재를 만난 셈이다. 

실제 ‘세월호 침몰사고=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는 트위터나 커뮤니티사이트를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다. 리조트 사고 피해자와 세월호 사태 피해자의 연령대가 비슷하고 사고를 일으킨 주체가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업체라는 것. 

당시 이 회장은 사고 현장에 내려가 “엎드려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의하면 코오롱 측이 리조트 붕괴 사고로 다친 학생들에게 치료비 전액을 내주는 조건으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학생 대부분이 응하지 않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글을 통해 사고 초기 코오롱에서 사망자뿐만 아니라 부상자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보상에 대한 충분한 협의 없이 회사측에서 일방적으로 보상금을 측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여태까지 잘 해놓고 마지막에 실수하는 우를 범하는 것 같다”며 “코오롱, 지켜보겠습니다”고 덧붙였다.

고액 연봉논란에 계열사 재무건전성 우려까지

이 회장은 얼마전 공개된 연봉 때문에 세간의 곱지 않는 시선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유수의 기업 수장의 연봉이 속속 공개됐는데 이 회장은 계열사들을 통해 47억10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예컨대 ▲코오롱인더스트리 13억8700만원 ▲코오롱글로텍 10억1300만원 ▲코오롱생명과학 9억원 ▲코오롱글로벌 7억100만원 ▲(주)코오롱 7억원 등을 각각 수령했다. 여기에 연봉이 공개되지 않는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코오롱 그룹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은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코오롱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이 2012년 474.8%에서 지난해 483.1%로 늘어나면서 자본잠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두차례에 걸쳐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게다가 전 직원의 연봉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노력했다.

하지만 이런 직원의 뼈를 깎는 희생 뒤로 이 회장은 이 회사로부터 지난해 7억100만원이라는 고액의 연봉을 챙기기에 급급했다.

이렇듯 이 회장의 연봉에 후한 모습을 보인 코오롱그룹이 한 해 수천만원 들어가는 대형사고에 대비한 보험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다가 리조트 사고로 이 회장의 사재까지 출연해 보상을 해야 하는 촌극까지 일어나게 됐다.

한편 이 회장은 10년 전인 2004년 사면초가에 빠진 전력이 있다. 당시 계열사인 코오롱캐피탈 횡령사건으로 사재 출연 압박을 받았고 노동조합으로부터 집단고발을 당했다. 노조에선 그에게 ‘회장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일련의 현안들이 이 회장에게 압박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세간의 관심이 이 회장에게 모아지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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